한인 3,000명 “교육·골프 천국”
베이 대지진-4.29 폭동후 한인 유입 급증
업소간 경쟁 거의 없어 비즈니스도 호황
학군 뛰어나 과외 안해도 UC계열‘거뜬’
중가주의 농업도시 프레즈노.
이 곳에 사는 사람들조차 농업을 빼면 내세울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별다른 특색이 없는 도시다. 프레즈노 하면 인근 리들리와 다뉴바에 초기 한인 이민자가 살았다는 사실 정도를 떠올리는 대다수의 한인들에게도 이 도시는 덥고, 지루한 중소도시의 하나일 뿐이다.
프레즈노 한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3,000여명(추정)의 한인들은 살기 좋고, 학군 좋고, 비즈니스 잘 되는 프레즈노에 자리잡은 데 큰 만족을 느낀다.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중반. 1965년에 유학 와 40년 동안 이 곳에 살고 있는 김경우씨는 “프레즈노 주립대학에 유학 온 학생과 국제결혼 한 여자들이 당시 한인사회의 주류였는데, 베이 대지진과 LA폭동 이후 북가주와 남가주 한인들의 유입이 늘었다”고 회상했다.
프레즈노 한인사회는 1990년대 초 다운타운에 한인운영 스왑밋 두 곳이 문을 열면서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맘모스 스왑밋 스티브 이 매니저는 “스왑밋 경기가 좋을 때는 다운타운에만 한인운영 업소가 100곳 정도 됐다”며 “스왑밋이 생긴 뒤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왔고, 실제로 이 곳에서 부를 쌓아 외곽지역에 대형상점을 오픈 한 한인이 많다”고 전했다.
이 지역 한인들은 다른 한인사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한다. 대표 업종은 옷가게, 식당, 리커, 세탁소, 잡화점 등. 그 외에 요세미티와 킹스캐년 등 관광지의 거점 도시라는 장점을 살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업과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인이 적지 않다. 농업의 도시이지만, 농업 종사자는 거의 없다.
부동산 에이전트인 조상주씨는 “한인은 근면한데다 LA와 달리 한인 업소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호황”이라며 “대도시에 비해 비교적 비즈니스 가격이 저렴해 소자본으로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E2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프레즈노의 또 다른 매력은 좋은 교육환경에 있다. 프레즈노에 인접한 신흥 도시로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클로비스시 통학교육구는 가주 내에서도 알아주는 학군이다. 한인 사회가 크지 않아 한인이 운영하는 한국식 술집과 노래방 같은 유흥업소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도 프레즈노 한인사회의 자랑이다.
프레즈노 한인장로교회 부설 한글학교 이정숙 교장은 “LA와 달리 과외를 시키지 않아도 한인 학생들은 대부분 UC계열에 어렵지 않게 진학하고 있다”며 “유흥시설이 없어 탈선 위험이 적고, 한국학생이 적어 타민족 친구들을 사귄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엄마들에게 교육의 천국이라면, 아빠들에게는 골프의 천국이다. 1991년 설립된 프레즈노 한인골프회 최창호 전회장은 “30분 이내 거리에 좋은 골프장이 셀 수 없이 많고, 예약을 안 하고 골프장에 가도 바로 라운딩을 시작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8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한인골프회는 매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배 골프대회를 주최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종교생활을 하기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 한인교회가 8곳이고 원불교당과 안식교회, 한인성당도 있다. 프레즈노 한인 장로교회 서정길 목사는 “2000년대 들어 젊은층의 유입이 많아져 영어부가 생겼고,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한인이 늘고 있다”며 “프레즈노 한인사회는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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