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쾌재’
육류업계‘울상’
■앳킨스 회사 파산신청 파장
‘웰빙’타고 시장 강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인 ‘황제 다이어트’의 창시자 로버트 C. 앳킨스(사진)가 2년 전 타계한 데 이어 ‘로-카브’ 열풍을 주도해온 앳킨스 뉴트리셔널스사가 법원에 챕터 11을 신청하자 전국의 농작물 재배자들과 제과업체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웰빙시대’의 키워드로 통했던 로-카브(저탄수화물)의 그늘에 묻혀 생기를 잃었던 이들은 다이어트 바람의 방향이 급격히 바뀌자 “이제는 살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지난 수년간 로-카브 열풍이 식품업계에 끼친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로-카브 바람은 1972년 앳킨스가 ‘Dr. 앳킨스의 다이어트 혁명’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불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그는 육류에 많이 포함된 단백질과 지방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대신 빵이나 감자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탄수화물을 멀리하면 체내 지방연소가 활성화돼 효과적인 살 빼기가 가능해진다는 혁신적인 이론을 제기했다.
미풍으로 시작한 로-카브 바람은 20개국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이 2,000만권 이상 팔려나가면서 2000년대 이후 허리케인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웠다.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에 편승한 앳킨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포괄적 다이어트 전문 업체를 설립,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렸다.
반면 앳킨스 다이어트의 영향으로 프렌치프라이, 해시 브라운스, 구운 감자 등의 수요가 2002년 이후 급격히 감소해 아이다호는 주산물인 감자의 수확량을 13%나 줄여야 했다.
1930년대이래 미국인 아동들의 인기 스낵이었던 트윈키스의 제조사 인터스테이트 베이커리스사와 론조니와 그리메트 브랜드로 명성을 쌓은 뉴월드 파스타가 지난해 파산을 신청하고,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사가 재정악화에 직면한 것도 로-카브의 영향 탓이었다. 지난 수년간 쇠고기, 닭고기, 치즈 등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로-카브 ‘신도’는 2004년 전체 미국 인구의 9%를 점한 것을 고비로 떨어지기 시작, 지난해에는 4% 미만으로 추락했다.
로-카브 거품 붕괴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지만 육류 편식에 따른 장기적 건강 후유증, 만만치 않은 비용, 일단 식단을 바꾸면 금방 체중이 불어나는 급격한 요요 현상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보태 2년 전 낙상을 당해 72세를 일기로 사망한 앳킨스 박사가 말년에 비만과 이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풍문도 열기를 식히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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