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로 전격트레이드
내달 3일 피츠버그에서 NL복귀전
박찬호가 남가주로 돌아왔다.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전격 트레이드돼 오는 8월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내셔널리그(NL)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에게는 희소식이다. 파드레스의 홈구장 펫코팍은 투수에게 유리하기로 유명하며, 파드레스는 현재 NL 서부조 선두를 달리고 있어 박찬호가 새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 나갈 가능서도 높다.
지난해 NL 방어율 챔프였던 제이크 피비(8승4패·방어율 3.28)란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파드레스는 제2 선발 애덤 이튼(9승2패)이 부상자명단에 올라있는 데다 한물 간 1루수 필 네빈을 내쫓지 못해 고민하던 끝에 박찬호란 ‘해결책’을 선택했다. 네빈과 바꾼 박찬호가 투수진을 강화해주길 바라며 트레이드의 방아쇠를 당겼다.
실질적인 협상이 마무리된 이번 레인저스-파드레스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트레이드를 할 때 100만달러 이상의 현금이 오가는 트레이드는 반드시 사무국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어 이는 레인저스가 파드레스에 100만달러 이상의 현금 보조를 약속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9일 현재 토론토에 머물고 있는 박찬호는 30일 텍사스 알링턴 자택에 들려 짐을 챙긴 뒤 샌디에고로 이동한다.
한편 NL 서부조에는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최희섭(LA 다저스)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포진해 있어 채 4년이 못돼 같은 디비전으로 복귀한 박찬호와 종종 맞대결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격트레이드 배경
파드레스 선발진 불안
박찬호 어깨 믿어
박찬호(32)가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박찬호의 몸값이 워낙 높아 그 동안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트레이드가 갑자기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박찬호 트레이드의 불씨는 파드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트레이드 협상이 깨지면서 심어졌다.
파드레스와 오리올스는 최근 1루수 필 네빈과 선발 투수 시드니 폰손을 맞바꾸기로 합의했다. 타선을 보강하려는 오리올스와 선발 투수진을 보강하려는 파드레스의 속셈이 맞아떨어진 것. 파드레스는 또 훨씬 나이가 어린 기대주 제이비어 네이디에게 주전 1루수의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부상이 잦아지며 한물 간 네빈을 내보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계약상 8개 구단에 대한 트레이드 거부권을 쥐고 있던 네빈이 2년 연속 거부권을 행사하며 협조하지 않았다. 파드레스는 3년 전에도 네빈을 저라미 버니츠와 트레이드했지만 선수들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고, 작년에도 켄 크리피 주니어와 맞바꾸기로 한 신시내티 레즈와의 트레이드가 네빈의 거부로 깨졌다.
지난 3년 동안 172홈런에 543타점을 합작한 마크 터셰이라와 행크 블레이락 각각 1루수와 지명대타로 버티고 있는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홈런랭킹 1위인 타선이 막강한 팀으로 34세 노장인 네빈의 방망이가 꼭 필요한 실정이 아니다. 파드레스가 네빈의 거부로 영입에 실패한 판손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등 레인저스 역시 투수가 절실히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레인저스는 네빈이 트레이드를 거부할 권리가 없는 팀이어서 트레이드가 가능했다.
올 시즌 8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네빈은 내년 시즌까지 850만달러에 계약이 돼 있으며 판손은 올해와 내년 모두 875만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따라서 파드레스는 네빈과 비슷한 연봉의 판손 대신 올해 연봉이 1,400만달러, 내년 연봉이 1,500만달러인 박찬호를 영입해 연봉부담이 훨씬 커졌다. 레인저스가 파드레스에 정확하게 얼마를 얹혀 줄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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