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고백후 송금 요구… 피해자 잇따라
온라인 데이팅 이용자들을 유혹,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오하이오에 거주하는 테레사 스몰리(46)의 경우, 지난 1월 온라인 데이팅 웹사이트의 대화방을 통해 우연히 리치라는 사람을 만났다.
서로 이메일을 교환하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갈수록 달아올라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리치가 초컬릿 상자와 곰인형, ‘당신을 사랑해’라고 적힌 풍선을 보냈다. 스몰리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리치와 깊이 사랑에 빠졌다.
리치는 매서추세츠 밀포드에 거주하지만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운동경기장을 건설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며 귀국하자마자 오하이오를 방문, 스몰리와 만나고 싶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어느 날 리치는 우편환(postal money order)으로 받은 임금을 현찰로 바꾸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스몰리에게 이를 대신 환전해 송금해 줄 수 없냐고 부탁했다. 이처럼 1,800달러를 송금 받은 리치는 “곧 귀국하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추가로 부탁했다.
리치에게 모두 2,700달러를 송금한 스몰리는 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녀가 현찰로 바꾼 우편환이 원래는 20달러였는데 900달러 짜리로 조작됐다는 것이다. 은행은 스몰리가 전액을 책임져야 한다고 통보했다.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라이언의 경우는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근처에 가지도 않았음에도 비슷한 사기를 당한 케이스다.
라이언은 음악밴드 ‘그레잇펄 데드’의 팬들이 모이는 대화방에서 역시 외국에서 일하는 미국인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우편환을 현금으로 바꿔 달라는 부탁을 받아 1만5,200달러를 송금해 줬다.
라이언은 현재 다음 학기 등록금으로 빌린 융자금 1만1,000달러가 들어있는 은행구좌가 동결된 상태로 “그녀가 정말로 음악팬인 것 같았다”며 충격을 벗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사기꾼들이 피해자들을 속여 아프리카로 송금하게 하는 사기행각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으나 이처럼 수개월에 걸쳐 피해자를 반죽, 마음에까지 상처를 주는 소위 ‘애인 사기’(sweetheart scam)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인들을 위해 사기범죄를 추적하는 회사인 상인보험위원회(MRC)의 줄리 퍼거슨 디렉터는 과거 이같은 케이스가 3개월에 한 번쯤 접수되었으나 이제는 몇 주마다 한건씩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특히 기독교 독신자들이 사람을 잘 믿고 기독교 데이팅 사이트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일부 사기꾼들은 일부러 기독교 데이팅 사이트를 겨냥한다고 경고했다.
또 일부는 돈을 탈취하지는 않지만 피해자를 운반책으로 사용하는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도난 당한 크레딧카드로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많은 상인들이 나이지리아 등에 더 이상 물건을 보내지 않자 범죄자들은 이같은 사정을 잘 모르는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안 컨설팅 업체인 ‘이펀드’(eFund)는 이같은 ‘재운송’ 범죄 조직 2004년에만 국내에 약 4만4,000개의 주소를 확보, ‘소포 재발송 지점’으로 이용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2003년의 5,000개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앞으로도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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