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달러 빚 갚을 길 없어
‘핵이빨’ 마이크 타이슨(38)이 재기에 실패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는 글러브를 벗고 선교자가 되겠단다. 하지만 그 소리를 믿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마 13일 ESPN웹사이트에 실린 스킵 베일레스의 ‘페이지 2’ 칼럼과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간추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타이슨은 다시 돌아온다. 롤러스케이트를 탄 침팬지와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링에 오른다. 타이슨이 볼거리가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아마 그때가 되면 타이슨은 우울증 때문에 먹던 약에 중독이 돼 케빈 맥브라이드에 졌다는 등 눈물겨운 스토리를 밝힐 것이며, 침팬지도 물어뜯을 줄 알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여론도 분명히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또 돈을 내고 그 경기를 본다. 기자는 직업 때문에 봐야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유가 뭔가.
여하튼 타이슨은 오래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다. 스팟라이트 없는 세상은 지루하고 또 빚이 2,000만달러는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번 싸울 때마다 500만달러씩 주는 다른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가서 선교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최근에 롤러스케이트를 탄 침팬지에도 질 수 있는 선수들에게 두들겨 맞고 은퇴한 생각을 하면 자존심이 상한다. 부글부글 끓다 못해 다시 링에 오른다. 생각해 보면 이번에 진 것도 프로레슬링처럼 각본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간다.
여하튼 타이슨이 싸우면 재미있다. 이번에도 44달러95센트를 내고 페이-퍼-뷰로 봤지만 돈 낭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타이슨이 클린치를 한 뒤 맥브라이드의 팔을 부러뜨리려는 장면도 봤고, 또 하다가 안 되니까 박치기로 상대 눈언저리에 상처를 입혔다.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뜯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지만 피는 줄줄 흘렀다.
타이슨의 포스트게임 인터뷰 또한 걸작이었다. “돈 때문에 했을 뿐 더 이상 복싱을 못하겠다”며 한 때는 자신이 복서도 선수도 아닌 “엔터테이너일 뿐”이라고까지 말했다. 왜 경기 전에 이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결론은 아직도 타이슨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 격투기계에서는 “타이슨의 패배가 타이슨을 격투기로 데려오는데 좋을 일”이라며 들뜨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보타 등 전 헤비급 최정상급 복서들이 이미 일본 격투기 무대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타이슨이 그 무대에 설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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