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플레인즈<美뉴욕주>AP=연합뉴스) 미국의 전몰장병 어머니 모임 중 가장 큰 미국 골드스타 어머니회(AGSM)가 20년 이상 영주권자로서 미국에서 거주해 온 한 필리핀계 여성의 가입을 거부해 의회를 비롯한 각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잔당 소탕작전 중 목숨을 잃은 앤서니 래그먼 육군 상사(27)의 어머니 리가야 래그먼은 최근 이 단체에 가입 지원서를 냈다가 회원 자격을 `미국 시민’으로 제한한 규정에 걸려 가입이 좌절됐다.
숨진 아들과 달리 리가야는 아직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채 영주권만 갖고 살아온 여성이지만 AGSM의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앤 허드 AGSM 전국 회장은 우리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규정에 시민이라야만 회원 자격을 줄 수 있다고 돼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래그먼의 지원을 후원했던 참전 군인들이나 다른 어머니 단체, 또는 일부 의원들은 이 단체의 처사에 불만을 터뜨렸다.
래그먼의 거주지인 용커스를 지역구로 하는 니나 로위 하원의원은 국가를 위한 임무 수행 중 숨진 장병의 어머니가 이들을 기리는 단체에 가입이 거부됐다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으며 인근 지역구 의원인 엘리엇 엥걸의원은 이 단체가 당장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우리 군에는 현재 수많은 국적 미취득자들이 복무하고 있다. 이 문제가 만족스럽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전회장인 도로시 옥선다인은 국립묘지에는 차별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어머니를 차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군대의 인종 구성이 점점 다양해지는 만큼 과거에도 이 단체에 시민권 문제가 간과되거나 무시된 채 가입한 비시민들이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래그먼의 가입을 추천한 참전 군인 벤 스파다로에 의해 밝혀졌는데 국립묘지위원회에서 일하던 그는 이 단체의 규정이 가입자격을 `시민’으로 제한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래그먼을 시켜 나는 미국시민이 아니다라는 점을 명시하도록 해 가입 거부를 유도해 세상에 알렸다.
12명으로 구성된 AGSM 이사회는 그러나 규정을 변경하지 않기로 표결했다.
그러나 옥선다인 전회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전체 회원들의 뜻은 이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으며 스파다로는 법무부에 편지를 보내 이 단체가 연방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조사를 요구했다.
오는 1일 현충일 열리는 해외전쟁 참전용사 추모식에서 래그먼은 단순한 금별 이 새겨진 금목걸이를 받게 된다.
youngnim@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