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들이 16일 카불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뉴스위크지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미군 취조관들이 코란을 모독하는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취소했으나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아랍권의 분노는 시들지 않고 있다.
아프간등 반미폭동 진압중 16명 사망
뉴스위크 “오보”사과불구 파문 악화
테러 용의자들과 탈레반 추종자들이 수감된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군 심문자들이 코란 모독행위를 자행했다는 주간지 뉴스위크의 보도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뉴스위크는 16일 문제의 보도가 오보였다며 기사 내용을 번복했으나 이미 아프간에서 15명이 이 보도로 인해 발생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지고 수십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파키스탄과 레바논 지도자들이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등 이슬람권에서도 반미감정이 폭발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는 코란을 모독하는 행위가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로 간주된다.
뉴스위크의 마크 휘태커 편집장은 15일 미군 병사들의 코란 모독 행위가 확인됐다는 보도는 부정확한 것이었다며 “기사의 일부 내용이 잘못된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폭력사태의 희생자들과 사건에 말려든 미군 병사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뉴스위크는 보도 내용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며 기사 자체를 번복하지는 않아 백악관과 국방부의 거센 비난을 샀다.
스콧 맥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뉴스위크가 “제기된 주장을 직접 입증할 수 없는 익명의 소식통 단 한명의 주장에 기반을 둔 보도로 해외에서 미국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뉴스위크가 “잘못 보도했다고 시인하면서도 그 기사를 철회하기를 거부한 것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다”고 공격을 가했다.
한편 국방부는 코란 모독사건에 관한 주장을 조사한 결과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뉴스위크의 기사가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하고 “무책임한” 보도를 규탄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코란 모독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뉴스위크는 23일자 최신호에서 “믿을 만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 심문자들이 수감자들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 코란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린 사실이 수사관들에 의해 확인된 것으로 군사 보고서에서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사건이 확대된 후 뉴스위크에 코란 모독 사례가 군사 보고서에 언급됐는지 확실치 않으며 아마 다른 수사 관련 문서나 초안에서 봤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휘태커 편집장은 당시 소식통의 주장에 대해 다른 국방부 관리 2명으로부터 논평을 구했는데 1명은 반응을 거부했으며 다른 1명은 기사의 일부 내용을 부인했으나 코란 모독 사례는 문제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위크 보도가 나간 이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가자지구 등지에서 이슬람 신도들의 반미 폭동이 며칠간 계속돼 최소한 16명이 숨지고 12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간의 이슬람 성직자들과 부족 지도자들은 이내에 코란을 모독한 사람들의 처벌을 주창하면서 미국에 3일 이내로 반응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미국에 우호적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샤우카트 아지즈 총리도 14일 모독 행위에 충격을 표시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 보좌관은 15일 문제의 뉴스위크 보도는 확인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모독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게는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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