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가정의 달. 8일은 어머니날. 말없는 희생과 섬김으로 행복한 가정을 일궈낸 여성들이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한국문화예술축전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린 충효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문영자(50), 유수분(71), 홍영숙(42)씨. 어쩌면 평범한 듯 보이면서도 결코 예사롭지 않은 환경 속에서 말없는 봉사로 주변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는 장한 여성들의 삶을 소개한다.
홍영숙씨 10년 이상 시아버지 모시며 병수발도
문영자씨 두동생 뒷바라지 의사 만들어
유수분씨 3년간 목회자 모임 식사 접대
▲효부상 - 홍영숙씨(42).
남편(홍정표)과 함께 볼티모어에서 달러 스토어를 경영하는 홍씨의 시아버지는 지난 4월1일 돌아가셨다. 89년 도미한 후부터 16년을 모셨으니 그 허전함이 클 수 밖에 없다. 그 분은 마지막 3년을 노환으로 고생하셔서 모든 수발을 도맡아야 했다. 평소 위가 안좋아 식사를 못하시던 분이 미음만 드시다가 가셔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10년이 넘게, 그것도 병 수발을 해가며 시아버지를 모실 수 있었던 극진한 효성이 어떻게 생겼을까?
홍씨는 “친정어머니가 친할머니와 아주 사이가 좋은 모습을 보며 자란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효심이 대물림 한 셈이다.
앞으로 세 아들이 장성해 결혼하면 며느리들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이 보고 배운 만큼 할 것이라 믿는다.
홍씨는 효녀상을 수상했다.
▲충효상 - 문영자씨.
처녀 시절 모델 뺨치는 미모로 잡지 모델이 됐던 문씨는 그에게 반한 한 미국인과 만나 결혼했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교육학자이셨던 아버지가 중풍으로 일찍 쓰러지면서 두 남동생 뒷바라지가 문씨 몫이 됐다. 서브웨이를 운영하면서 공부를 시켰다. 그리고 두 동생은 모두 의사가 됐다.
문씨가 출석하는 버지니아한인교회의 이장연 목사는 “가게에 가보면 문씨 어머니가 늘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딸이 동생들 잘 돌봐준 게 너무 감사해서 그렇단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작은교회’를 섬기고 있는 문씨는 얼마 전 교회에 고급 밴을 선물했다. 이 목사는 “교회 차가 낡아 속상해 하고 있던 차에 문씨 부부의 전화를 받고 무척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씨는 이날 충효상을 수상했다.
▲신행상 - 유수분씨.
미주 한인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교회를 출석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워싱턴 크리스챤교회 신동수 목사의 말을 빌자면 유 권사는 “베푸는 일에 은사를 받은 사람”이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는 새벽기도는 기본이고 남을 대접하는 일도 따라올 사람이 많지 않다.
한인 목회자들이 ‘126 중보기도 모임’을 워싱턴 크리스챤교회에서 가질 때 3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아침 식사로 섬겼다.
신 목사는 “궂은 일은 도맡아 하는 ‘진짜 큰 손’”이라고 간단하게 유씨를 추천하게 된 동기를 설명한다.
유씨의 후덕한 삶은 가족과 이웃에게도 큰 교훈을 줬고 이날 시상식장은 축하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신앙을 행동으로 승화시킨 유씨에게는 신행상이 주어졌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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