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 여성 5피트5.5인치서 4피트11.5인치로
3년간 꾸준히 단련해 5피트1.5인치로 개선
20년 전, 리즈 토버트는 자신의 키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았다. 20대 중반 척추측곡이란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척추가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굽어 키가 줄어들게 되는 질환이다. 토버트는 폐경기가 오기 전까지는 자신의 질환을 몰랐다. 이 때부터 척추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어른이 돼 그녀는 5피트5.5인치를 유지했는데 2000년께 키가 4피트 11.5인치로 줄었다. 갈비뼈가 골반을 건드릴 정도였다. 워싱턴 DC에 사는 토버트는 지금 75세다. 그녀는 다시금 2인치가 자랐다. 이제 겨우 5피트1.5인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키가 다시 자란 것은 3년간 빠짐 없이 필라티스 클래스를 수강한 덕이었다고 LA타임스가 최근 소개했다.
척추연골 압박 막고 복부·등 근육 강화
과학적 근거 없지만 자세교정엔 효과
요가처럼 혼자도 할 수 있어 편리
필라티스는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운동법이다. 근육을 강화하고 군살을 빼주며 키까지 크게 해준다는 소문에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토버트의 사례는 예외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척추측곡이나 골다공증 환자가 아니면 필라티스를 하더라도 키는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기기 제작회사인 스캇 필라티스 창업자인 모이라 메릿휴은 “근거 없는 이야기다. 필라티스는 바른 자세를 갖도록 도울 뿐이다”고 했다. 나쁜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은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 자세를 곧추세울 수 있다. 필라티스의 주안점은 복부의 얕은 부분과 깊은 부분을, 등 아래쪽을 받혀주는 주요 근육과 균형 잡는 일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키가 줄어든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5세부터 척추골을 구분하고 쿠션을 주는 디스크가 탄력과 수분을 잃으면서 쪼그라든다. 최고 1인치가 줄어든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상일 경우에는 척추골 퇴화를 의심해야 한다.
생활습관도 키를 줄이는 데 한몫 할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사람은 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등 근육이 약화하는 반면 어깨와 가슴 부위의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목 근육도 뻣뻣해진다. 필라티스는 하면 가슴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다. 몸의 앞부분이 쫙 펴진다. 등 근육은 강화된다. 머리는 정수리 부분이 위로 힘을 주게 되고 목뒤가 늘어난다. 이를 반복하면 자세가 곧게 되고 키가 커 보인다.
구부정한 자세는 수영할 때 평영의 자세와 같은 ‘브레스트 스트로크’를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배를 매트 바닥에 댄다. 두 손은 어깨 위 정도 높이에 위치하고 머리와 목을 매트 밖으로 힘차게 뺀다. 가슴을 바짝 들어올리면서 손을 위로 뻗는다. 요가에서 말하는 ‘코브라’ 자세와 흡사하다. 목 근육과 등 위 부분과 중간 부분의 근육의 타깃으로 한 운동이다.
필라티스의 핵심은 복부 근육을 세게 하는 ‘더 헌드러드’다. 반듯하게 눕는다. 그 다음 무릎을 가슴부위까지 끌어당긴다. 이 때 다리는 바닥과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머리와 등 위 부분은 매트에서 들어야 한다. 두 팔은 곧게 펴 바닥과 평행이 되게 하고 호흡과 함께 위 아래로 오르내린다.
요가 강사 케이트 무어는 요가와 필라티스가 비슷하다고 말한다. 워싱턴 요가 센터에서 가르치는 무어는 가장 힘든 요가 자세인 ‘애시탕가’에 대해 설명한다. “필라티스와 요가는 모두 척추에 좋다. 핵심적인 부위를 강하게 하고 유연성을 높이면 키가 클 수 있다. 힘과 유연성은 동등한 파트너야만 한다.” 무어는 요가 수강생들이 키가 컸다는 얘기를 하는 게 우연이 아니라고 한다. 병원에서 키를 잰 뒤 이 사실을 알려오곤 한단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도 아니다”고 무어는 덧붙인다.
지난해 UCLA 의대 게일 그린버그 교수가 요가가 몸의 자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척추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 치료에 요가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른 연구자들도 요가를 배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세가 곧고 키도 조금씩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스튜디오 바디 로직을 운영하는 캐런 가르시아는 필라티스는 근육을 강화해 중력에 의해 몸의 골수가 서서히 압박 받는 현상을 막아준다고 했다. 간단하게 동작이 있다. 매트에 등을 대고 양손을 하늘로 뻗은 뒤 몸을 위로 일으킨다. 그리고는 발끝에 손가락을 댄다. 그리고는 다시 몸을 뒤로 천천히 눕힌다. 설령 키가 커지지 않아도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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