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뉴욕한마음선원)
부처가 되는 마음공부가 불교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마음을 깨달아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만대장경의 말씀이 모두 마음을 깨닫는 법이다.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생각하고, 말하고, 살아가게 하는 근본을 말한다. 그 근본은 모습이 없으나 모든 것이 그 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 작용은 끝이 없다. 경전과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에는 이 마음을 다양한 말로 표현했다.
보조스님은 ‘진심직설’에서 ‘진심이명’(眞心異名)의 장에 경전과 조사스님의 마음에 대한 다양한 표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사량분별하는 마음과 구별하기 위해서 ‘참마음’, 즉 진심(眞心)이라 하였다. 진아(眞我)라는 말로써 육신으로 나를 삼는 거짓 나와 구별하여 ‘참나’라는 표현을 쓴 것과 같다. ‘능엄경’을 인용하면 허망을 떠난 것이 참이요, 신령하게 밝은 것이 마음이다라고 하였다. 모든 현상은 인연 따라 생겨나고 변하고 없어지는 것이어서 헛되다. 그러나 참마음은 모습이 없되 영원하고 항상 자재 하게 일체 형상을 나투며 밝게 비추는 지혜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여러 경전에는 ‘마음의 땅’(心地), 보리(깨달음의 체), 법계(서로 사무치고 융통하여 포함한다), 여래(온 곳이 없다), 열반(모든 성인이 돌아가는 곳), 여여(진실하고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다), 법신(보신과 화신이 의지한다), 진여(생멸이 없다), 총지(공덕을 흘려낸다), 여래장(숨겨덮고 포용한다), 원각(어두움을 부수고 홀로 비춘다) 등 마음을 다양한 이름으로 가리켰다.
이에 대해서 영명연수 선사는 ‘유심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법이 천가지 이름을 가진 것은 인연을 따라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다. 조사스님들께서는 곧 바로 이름과 말이 끊어진 곳을 가리켜 보게 하였다. 격외의 말씀과 소리치고, 몽둥이로 때리고 침묵하시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근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쓰셨다.
그리고 만일 진심을 밝게 알면 모든 이름을 다 알 수 있고, 진심에 어두우면 모든 이름에 다 장애가 된다. 그러므로 부디 이 진심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야 한다하면서 그 말의 뜻을 이해하고 마음을 깨달을 일이지 말에 걸려서 헛된 분별을 하지 말라 하였다.(여기까지는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진심직설’의 일부분)대행 큰스님께서는 마음을 ‘한마음’, ‘주인공’이라 하셨으니 ‘한마음’이라 한 것은 크고 일체에 두루해서 둘이 아닌 참마음, 참나라는 뜻으로 분별망상, 나와 너, 우주만유를 포괄하는 진리다 라는 뜻으로 말씀한 것이다.
또 ‘주인공’이라 하였으니 모습 없는 참나가 그대로 본래 부처이어서 일체와 평등하고 자재하여 우주 만유의 실상이며 주인이다 라는 뜻이고 또한 모습 없는 진리의 본체인 절대성과 무상하게 변하는 현상세계의 상대계가 그대로 공이라는 뜻으로 주인공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주인공’이라는 말을 이해하고 모든 것은 주인공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깨달으면 그 속에 팔만대장경의 한량없는 진혜가 그대로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 제한되지 않으니 우리의 수행도 언제 어디서나 행해지는 것이다. 주인공을 참된 나로 알고 일체를 주인공에 놓고 굴리며 나간다면 일상의 모든 생활이 그대로 끊
어짐이 없는 수행인 것이다. 일체를 놓아버린다면 수행을 한다는 것도 없다. 그대로 주인공의 나툼이고 그대로 수행이다. 다만 함이 없는 무상수행을 알 때까지는 주인공이라는 이름을 방편 삼아 한 곳에 들이고 내는 일에 진실하고 간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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