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컷 연방하원 의원 당선자, 말랭 검사장 등 참석
송년행사에선 장학금 수여, 즉석 건축기금 모금도
한인 그로서리협회(KAGRO·회장 최종기)의 최대 연례행사인 식품전시회 및‘경영인의 밤’송년행사가 이사장 선거시비에 이어 임원진에 대한 비난편지가 나도는 가운데 나름대로 무난히 끝맺었다.
지난 29일 시택의 더블 트리 호텔에서 열린 제 17회 전시회는 매년 목요일에 열린 전례와 달리 월요일에 행사를 개최해 처음엔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지만 송년행사가 임박할수록 참석자가 예년 수준으로 늘어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공성원·김학준 공동 준비 위원장이 자평했다.
이날 행사에는 데이브 라이컷 연방하원의원 당선자, 놈 말랭 킹 카운티 검사장, 베라 잉 주류통제국 최고위원 등 지명도 있는 내빈이 참석, KAGRO의 영향력이 향상됐음을 반증했다.
말랭 검사장은“이민자들의 꿈과 역사가 곧 미국의 꿈과 역사”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이뤄나가는 KAGRO 회원들의 노고를 높이 샀다.
총 72개 도매업체의 부스를 유치한 KAGRO는 1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으며 박수현 양은 전국 KAGRO 장학금 3천 달러를 받기도 했다. 특히, 협회는 올해 물품 공급업체와 유대강화를 위해 업주들이 뽑은‘탑 세일즈맨 상’을 신설해 수상하기도 했다.
협회는 즉석에서 경품티켓을 판매해 2,973달러를 건축기금으로 모금했다.
“잔치 앞두고 재 뿌리다니”
선거시비, 비난편지 등 KAGRO 축제 분위기 반감
일부 회원들, “협회 내부에서 시시비비 가려야”
올해 KAGRO 식품전시회는 전반적으로 별다른 잡음 없이 마쳤으나 협회 내부의 이상기류 때문인지 예년의 축제 분위기는 다소 빛을 잃은 듯 보였다.
일부 회원들과 임원, 전직 회장들은 이사장 선거시비에 이은 임원진 비난편지 발송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삼삼오오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최종기 회장은 그간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던 점을 사과한다며“협회가 정관과 감사제도를 고쳐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해 최근 협회예산이 비정상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비난편지를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 편지는 3백여 회원업소에 발송됐다.
전직 회장 A씨는“진정 협회를 위한다면 협회 최대행사를 앞두고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 B씨도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앙금을 풀기 위한 모임을 약속한 후 곧바로 비난편지를 발송했다며 “임원들이 리베이트를 나눠주지 않고 30여만 달러를 나눠 먹는다는 인상을 주는 편지는 협회문서들을 열람하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제를 협회 밖으로 퍼지게 하면 결국 협회만 손해라며“늦은 감은 있지만 이들과 내부에서 정책 논쟁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코마의 회원 L씨는“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몰라도 언론에 그로서리 협회 얘기가 자꾸 오르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며“문제가 있다면 편지가 아닌 공개적인 모임에서 제기하는 것이 정당하며 협회가 이들의 요구를 외면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이번 문제는 수년간 협회 예산집행에 의문을 가져온 일부 회원 및 이사, 자문이사들의 제기로 시작됐으며 이사장 후보 이주영씨의 피선거권 자격 미비 결정이 감정적인 싸움으로 치닫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협회도 이씨 탈락 결정 후 새 이사장 선출을 이사회에서 확정하기로 했으나 이사회 개최사실과 의결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 문제가 더 확대됐다.
예산의 불투명한 집행여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서류를 꼼꼼히 실사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면 일반회원의 불신을 증폭시킬 뿐 아니라 현재 독립가맹점 계약(IFC)을 체결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도매업체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한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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