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적기조차 끔찍하다. 사건이 워낙 잔인해 보여서다. 별거 상태의 부부가 말다툼을 벌인다. 목소리가 높아지다가 욕설로 변한다. 부인이 남편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격분한 남편이 부인을 때렸다. 골프채로 때린 것이다. 그것도 머리 부위를. 부인은 숨졌다. 말다툼이 살인을 불러온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시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결국 나흘만에 체포됐다.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아내 김안순씨를 살해한 오수일씨는 1급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분을 참지 못해 순식간에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한 가정이 완전히 파탄 났다. 10대의 두 딸은 사실상의 고아가 됐다. 거기다가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고 평생 살아가게 된 것이다. 너무 어이없고, 충격적인 사건이다.
무엇을 말해주나. 폭력은 폭력을 부르고, 또 혈기를 참지 못할 때 참담한 비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욕설이 난무했다고 했다. 언어의 폭력을 서로 퍼부은 것이다.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언어폭력이 정서적, 정신적 폭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반응이 격렬한 물리적 폭력이다. 그 모욕감에 분노가 폭발해 골프채를 휘둘러 결국 살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갈등이 곧 바로 살인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갈등이 쌓이고 쌓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그러다가 결국은 폭발해 폭력행사로 발전된다. 이유가 어디 있든 얼굴에 침을 뱉고, 또 맞받아 골프채로 때리기까지에는 엄청난 갈등이 겹치고 겹쳤다고 보아야 한다. 이 점이 이번 사건이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심각성이다. 서로 상처를 주고 폭력을 휘두르는 한인 가정이 하나 둘이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매달, 매년 발표되는 가정폭력 현황을 보면 한인 가정은 항상 톱을 달린다. 그 수치도 실제보다는 적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정폭력은 집안 일’로 치부하면서 쉬쉬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인가정이 이처럼 많다는 건 언제든지 제2의, 제3의 유사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순식간이다. 혈기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감정에 사로잡혀 폭력을 행사 하다가 목숨을 뺏는 일 말이다. 그것도 가장 소중한 가족의 목숨을. 폭력을 가정에서 몰아내야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때로는 엄청난 상처를 준다. 언어폭력의 결과다. 정신적 폭력도 마찬가지다. 물리적 폭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살인에 이르는 가정폭력의 실체를 똑똑히 인식하고 이에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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