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72)씨가 6일 맨하탄 소호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비디오 설치작품 ‘메타 11’를 첫 공개하고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메타 11’는 1962, 1977년 각각 제작한 주요작 ‘글로벌 그루브’와 ‘Suite 212’의 이미지를 혼합,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상징하는 두 줄의 TV 화면에 타워와 같이 보여주고 그 양쪽으로 ‘전파’를 주제로 한 라커펠러센터 레이저 설치작이 TV 화면에 나온다.
2개의 타워 밑에는 ‘체스터필드 걸’이란 팝 컬처의 우상(일종의 조각)과 화분이 놓여져 있다. 이 작품은 백씨가 지난 40년간 거주한 뉴욕시에 대한 헌사이자 9.11 테러를 겪은 뉴욕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올 여름 완성했다.
백씨는 장조카 켄 백 하쿠다, 부인 시게꼬 구보다, 구겐하임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이자 백남준 전문가인 존 한하트, 스미소니언 박물관 엘리자베스 브룬 관장, 오랜 친구 러슬 커너 등 지인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쿠다씨의 모자, 옷, 피아노에 페인트칠을 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퍼포먼스에서 백씨는 아버지와 같은 고 케이지를 기리며 페인트 칠을 하고 나서 하쿠다씨가 아리랑을 부르며 악보종이를 씹어 먹는 동안 피아노 반주를 해주고 이어 피아노를 넘어뜨리게 했다. 그는 이미 오래 전인 1959년 독일에서 케이지에게 바치는 유사한 퍼포먼스를 발표한 바 있다.
기자회견 뒤 열린 패널 토론회에서 스미소니언 박물관 브룬 관장은 대규모 개·보수 공사 후 2006년 7월 재개관하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비디오 작품 ‘TV 벽’과 명상적 분위기의 ‘메가톤 메트릭스’, 미국지도가 들어간 ‘일렉트로닉 수퍼 하이웨이’ 등 백씨의 주요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백씨의 작품을 연구하는 사
람들을 위한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해온 백씨는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고 올 연말 분당에 서울 스튜디오와 2008년 경기도에 백남준 기념관을 개관한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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