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신뢰는 추락하고
명예회복 기회는 없고
‘플레이오프 로스터’제외설 레이스종반 계속 벤치신세
애당초 잘못된 만남이었나?
연일 벤치워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최희섭(LA 다저스)이 끝내 플레이오프 로스터에서도 빠질 것으로 보인다. LA타임스는 13일자 스포츠섹션에서 다저스가 최근 8일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최희섭을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인 7월30일 플로리마 말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최희섭과 부상중인 선발투수 브래드 페니가 모두 플레이오프 로스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최희섭의 플레이오프 로스터 제외 보도는 한인팬들에겐 쇼킹하지만 사실 최근 최희섭이 전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최희섭은 다저스에 온 이후 타율 0.164(55타수 9안타)에 홈런 0개, 5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때 왼손투수를 상대로는 주전 1루수로 출전했으나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이제는 왼손·오른손 투수에 관계없이 벤치를 지키는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더욱이 최희섭의 플레이오프 로스터 진입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약점은 핀치히터로서의 약점. 최희섭은 생애 통산 대타로 나서 21안타 무안타라는 참담한 기록을 갖고 있다. 가뜩이나 ‘찬스에 한 방’이 없는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있는 데 거기에 ‘해결사’로의 능력도 전무하다는 셈이니 치열한 플레이오프 엔트리 경쟁에 내밀 명함조차 없는 셈이다. 이미 트레이시 감독은 최희섭 대신 제이슨 워스를 주전선수로 기용한다고 밝혔고 이 경우 1루수로 뛸 숀 그린의 백업으로는 노장 로빈 벤추라와 올메도 사인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최희섭의 설자리가 보이지 않는 실정. LA타임스는 최희섭의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핀치러너나 핀치히터, 또는 3번째 캐처에게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까지 제시했다. 최희섭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폴 디포데스타 단장(GM)도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면 최고의 25명 선수를 데려갈 것”이라며 “트레이드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최희섭이나 페니를 억지로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최희섭을 위해 ‘따로 힘을 쓸’ 의사는 없음을 명확히 했다.
물론 최희섭으로선 억울한 면이 많다. 말린스 시절에는 코칭스탭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반쪽선발이나마 꾸준하게 주전 1루수로 출전, 타격감각을 유지하기가 용이했으나 다저스에 와서는 감독으로부터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했고 성적에 대한 압박감은 훨씬 커진 반면 부진으로 인해 출장기회도 얻지 못하는 바람에 타격감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 ‘님을 봐야 뽕을 따고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했는데 벤치에 앉아서 슬럼프 탈출을 기대할 수 없는 ‘빅초이’는 지금 답답하기 그지없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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