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언론들, 2연속 호투 극찬
감독도 “정말 잘 던졌다”신뢰표명
‘에이스처럼 던졌다’
마침내 텍사스 언론에서 박찬호에 에이스라는 단어를 결부시키기 시작했다. 2일자 달라스 모닝뉴스는 전날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비록 승리는 놓쳤지만 2연속 등판에서 빼어난 투구를 보인 박찬호에 대해 3년전 6,500만달러를 주고 데려올 때 기대했던 에이스처럼 던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에 대한 기사에서 에이스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의 일인지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찬호를 아예 팀 전력의 일부로 쳐주지도 않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같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박찬호는 부상자명단에서 나온 뒤 단 2번의 등판으로 그동안 완전히 그에게 등을 돌렸던 적군이던 언론을 자기편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박찬호가 지난주 첫 등판에서 호투했을 때만 해도 지역언론의 반응은 “이날은 잘 던졌지만 아직 100% 신뢰할 순 없다”는 쪽이었다. 아직도 그 같은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날 2번째 등판은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뒤바꿔 놓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달라스 모닝뉴스는 박찬호를 영입할 때 레인저스가 원한 것은 9월 페넌트레이스의 고비가 되는 경기에서 승리할 찬스를 달라는 것이었고 이날 박찬호는 그 임무를 해냈다고 평가했다. 기사는 또 이날 박찬호가 보여준 집념에 찬 역투를 낭비했기에 이날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며 이 패배는 야구가 잔인한 스포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 역시 박찬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이 확연하게 눈에 띈다. “찬호는 이날 승리를 따냈어야 마땅했다”고 밝힌 그는 이날 무려 9명이 포진한 불펜이 있음에도 박찬호에게 8회까지 맡기는 등 전과 달리 상당한 신뢰를 나타냈다. 8회 1사 2루에서 박찬호를 교체한 것에 대해선 “(호투하고도 단 한방으로 패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역전타자를 상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쇼월터 감독으로선 21연속 세이브성공을 달려온 올스타 클로저 프란시스코 코데로를 8회 1사에 투입, 가능한 모든 필승카드를 뽑아들었으나 결과는 최악이었고 야구가 정말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임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패배로 레인저스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에 5게임차로 뒤져 이번 주말 레드삭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 승을 거두지 못하는 한 와일드카드는 힘들게 됐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우승은 아직도 사정권내에 있다. 그 이유는 아직도 선두 오클랜드 A’s, 2위 애나하임 에인절스와 각각 7게임씩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 레인저스의 공식 웹사이트는 박찬호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며 레인저스의 선발진을 안정시켜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찬호가 위기에 빠진 레인저스호에 희망을 안겨주는 앵커 역할을 해내며 플레이오프로 이끈다면 그동안 그에게 쌓였던 팀의 실망을 단 한 번에 모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부활한 ‘코리안특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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