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에닌 하딘은 올해 라커룸에서는 영어보다 러시아어로 말하는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고 말한다. 세계 여자 테니스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지각변동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례다. 러시아 여자 선수들은 20년전만해도 찾아볼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세계 어느 곳에서 열리는 대회든 러시아 선수들이 뛰고 있다.
올해 윔블던·프랑스 등 메이저 석권
탑 10안에 5명 포진…선수층도 두꺼워
가난 딛고 일어서는 돌파구로 각광
올해는 그랜드슬램 대회를 러시아 여자 선수가 차례로 석권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프랑스 오픈에서 아나스타시아 미스키나가 우승한데 이어 곧바로 열린 전통의 윔블던에서 십대인 마리아 사라포바가 챔피언에 올라 러시아 여자 선수들의 무서운 기세를 세계에 과시했다.
세계 탑 10중에 러시아 여자선수가 무려 5명이나 포진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러시아 여자 선수의 층은 아주 두텁다. 얼마나 두꺼운지 윔블던 챔피언 사라포바와 베라 즈보나레바가 이번 올림픽에 러시아 대표선수에 포함되지 못했을 정도다.
“세계 랭킹에서 러시아 여자선수들의 도약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저스틴 에닌 하딘은 말한다.
“러시아 여자선수들은 어리고, 겁이 없고, 아주 질기다. 지고 있을 때라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다”
러시아 여자선수들이 갑자기 세계 무대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베리아의 테니스 코트는 뉴욕 브롱스의 농구 코트일지 모른다.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인 셈이다.
“지금 세계 무대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많은 러시아 선수들은 부유한 가정 출신이 아니다. 많은 경우 헝그리 선수로 테니스를 통해 성공을 추구하고 있다”고 TV해설가로 활동중인 패트릭 매켄로는 말한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테니스가 추가된 것은 전환점이 됐다. 당시 소련은 코치와 선수육성을 위해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올림픽 메달은 어떤 스포츠 상을 능가하는 최고의 것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 약 20년간 러시아의 테니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1984년에만 해도 세계 100위안에 랭크된 러시아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한명도 없었다. 지금은 여자가 12명 남자가 5명이나 들어 있다. 특히 여자는 탑50위안에 9명이나 랭크돼있고 그중 8명은 WTA대회를 최소한 한번은 석권했다. 러시아 여자선수로서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섹시한 스타로 주목받았던 애나 쿠니코바가 한번도 못해본 우승을.
하지만 쿠니코바가 러시아여자 테니스의 선구자였던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녀는 복식 여자 랭킹 1위였던 적도 있고 호주오픈을 복식으로 두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16세에 윔블던 단식 준결승에 올라 세상을 놀래기도 했고 세계랭킹 8위까지 올라갔었다.
랭킹 44위인 러시아 선수 디나라 사피나는 “여자 테니스가 러시아나 세계에서 인기있는 것은 쿠니코바 덕이 크다. 많은 여자 선수들이 쿠니코바처럼 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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