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래(사업가)
사랑했던 사람의 장례식을 참석하기 위해 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마음 속에서 상상해 보지 않겠는가.
먼저 차를 몰고 가면서 그와 함께 지내던 과거며 그의 모든 것에 대하여 잠깐 생각해 보게 된다. 차를 파킹하고 내리게 되면 순간 마음에 어떤 무거운 감정을 갖게 된다.식장 안에 들어가면서 줄지어 있는 화환에서 나오는 꽃 향기와 함께 은은하게 들려오는 올갠 소리는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고인을 상실한 슬픔 속에 잠겨있는 가족들과 말없는 인사를 나누게 되고 고인의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그들의 모습 속에는 고인을 상실한 슬픔과 아울러 생전에 그를 알고 지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감정이 우러나오고 있다.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식장 앞으로 나아가 관 속에 누워있는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걸어간다. 그 관 속을 보는 순간 지금으로부터 3년 후 그 관 속의 주인이 다름아닌 나 자신이라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그걸 생각해 보면 사실 이 장례식은 바로 나의 장례식이나 마찬가지이다. 장례식에 온 모든 사람은 결국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마지막으
로 표시하기 위해 찾아온 거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다.
조객들은 자리를 잡고 장례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손에 들고 있는 식순을 들여다 보게 된다. 조사를 하는 사람은 4명이다.첫번째 조사를 하는 사람은 가족과 친척을 대표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각지에서 온 자녀,
형제, 조카, 삼촌, 이모, 사촌 등을 대표해 이야기 한다. 두번째는 친구 중 한 명이 한 인간으로서 고인과 친구들과의 인간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세번째 사람은 직장 동료 가운데 한 명의 말을 통해 고인의 직장생활을 대변해 준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사람은 고인이 몸담아 봉사했던 교회 혹은 지역사회 단체에서 온 사람이 나의 업적과 공로에 대한 인사의 말을 대신 해 주게 된다.
이 시간이야말로 고인의 살아생전 인생의 총결산의 시간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사람들이 당신 자신과 당신의 삶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 해 주기를 바라는가? 당신은 이들을 통해 어떤 종류의 남편, 아내, 아버지, 어머니였다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가? 당신은 어떤 부류의 아들, 딸 혹은 사촌이었다고 평가해 주기를 원하는가?
당신은 당신의 친구로부터 어떤 회상을 해 주기를 원하는가? 직장 동료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가? 당신은 그들이 당신을 어떤 성품의 사람이었기를 봐주기 바라는가?
이 순간은 바로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어떤 공헌과 업적, 봉사를 통해 평가받는 엄숙한 순간이 되는 것이다. 그들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기 원하는가? 당신은 또 그 자리에 온 사람들에게 어떤 삶의 영향과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가상적인 이 상황에 대한 질문은 나의 다양한 삶의 여러가지 단계의 목표를 확립하고 올바른 원칙의 기초를 작성하고 그리고 행동 방향이 움직이는데 도움이 됨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또한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칭찬받기를 기대한다. 인생이 무엇이냐는 철학적인 질문에 따라서 오늘과 내일의 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 해답에 따라서 오늘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고 나의 미래도 결정되는 것이다.
죽음은 모든 것을 무효로 만들고 모든 것의 가치를 부정하고 모든 것의 존재 의미를 말소시켜 버린다. 동시에 죽음이란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현재적인 것이다.
장례식을 통해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할까? 누구를 위해 젊음을 바쳐야 할 것인가? 내 온 생애를 어디다 바쳐야 할 것인가를 정립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 인생이란 두 번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남이 대신 나의 생을 살아줄 수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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