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권 추첨에서 승용차의 주인공이 된 권성주(가운데)씨.
가요제이모저모
◇수상자들
대 상 한정순씨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
우수상 김영미씨 알고 싶어요
가창상 장창옥씨 상처
열창상 김경희씨 바라볼 수 없는 그대
장려상 이영순씨 너는 내 남자
장려상 소피아 안씨 진달래꽃
인기상 전수진씨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교통정체로 지각 팡파레
○…이날 가요제는 당초 16일밤 7시30분에 막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80번, 680번 등 새크라멘토로 이어지는 하이웨이가 극심한 정체를 보이는 바람에 일부 출전자와 심사위원. 진행요원들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40분가량 늦은 8시10분쯤 팡파레를 울렸다. 그러나 행사시작 두어시간 전부터 몰려든 방청객들은 강당 출입구 앞에서 줄지어 대기하거나 센터 내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못다한 안부를 나누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다른 지역 출전자들 중 일부는 여유있게 행사장으로 출발했으나 위크엔드 피서객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금요일 오후인데다 하필 80번 하이웨이 2곳(발레호와 데이비스 인근)에서 교통사고까지 발생, 도로상에서 발이 묶이게 되자 휴대전화를 통해 이민규 사회자에게 시시각각 자신의 위치와 교통상황을 알려주며 애를 태우기도.
출전만류 무정한 남편
알고보니 정깊은 외조
○…출전자 18명이 밝힌 ‘출사표’도 가지가지. 4번째로 무대에 올라 짝사랑을 부른 학생 겸 신혼주부 이경희씨는 어머님 아버님이 9월에 한국에 나가실 예정인데 1등 항공권을 드리고 싶어서 출전했다고 효심만점 출사표를 밝혀 찬사를 받았다. 치렁치렁한 하얀 드레스를 입고 나와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를 열창한 전수진씨 등 대다수 출전자들은 ‘노래가 좋아 노래하는 곳을 찾은’ 그야말로 노래매니아들. 개나리 처녀를 신나게 불러제낀 장애옥씨는 비록 노래는 잘 못하지만 참여하는 데 의의가 있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못하면 웃어주시고 잘하면 박수를 쳐달라고 주문, 본보가 이번 행사를 마련한 참뜻을 다시금 음미하게 해주며 웃음과 박수를 동시에 받기도. 사랑을 위하여를 부른 김진이씨는 자신이 출전 신청을 하면 남편이 취소하고 다시 자신이 출전취소를 번복하는 숨바꼭질 소동끝에 무대에 선 집념의 노래꾼. 그런데 남편의 만류 이유는 최근 출산을 한 김씨의 몸조리 걱정에서 나온 애틋한 사랑 표현이었다고.
칠순잔치 or 결혼기념일 전야제
○…14번째로 무대에 올라 이미자의 히트곡 섬마을 선생님을 진짜 섬마을 처녀처럼 구성지게 부른 서경자 여사는 바로 이날이 70번째 생일. 2달전 새크라멘토의 막내딸 집에 와서 지내고 있는 최고령 출전자 서 여사는 오는 9월 한국으로 되돌아갈 예정인데, 400여 청중들의 박수와 환호속에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잔치를 맞는 기쁨에 겨워 연신 함박웃음. 또 자신을 주말부부라고 소개한 8번째 출전자 이영순씨(폴섬 거주)씨에게는 이날 행사가 결혼 14주년 전야제. 남편과의 특별한 만남(결혼)을 되새기려는 듯 노사연의 만남을 선곡한 이씨는 장기자랑에서는 느닷없이 하모니카를 꺼내 동요 떴다 떴다 비행기를 연주했는데 그 이유가 걸작. 1등을 해서 꼭 비행기를 타고 싶어서요.
춤 연주 모창 ‘숨은 끼’ 듬뿍 발산
○…400여 청중들의 폭소와 박수갈채를 유도한 또다른 별미는 출전자들이 말로 몸으로 풀어헤친 각종 사연과 장기. 3번째로 나와 너는 내 남자를 부른 새크라멘토의 이영순씨는 한인으로는 드물게 남태평양 사모아 출신 남편과 살고 있는데 사모안 남편의 좋은 점을 말해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쎄다(세다)고 응답, 강당이 떠나갈 듯한 폭소를 자아냈다. 곱게 무대의상을 차려입고 사랑을 노래한 64세 김순연 여사는 특기를 ‘약간의 춤’이라고 밝혔으나 사회자가 손을 내밀자 탱고리듬에 맞춰 나이답지 않게 날렵하게 몸을 틀어가며 ‘엄청난 춤’ 솜씨를 과시. 특히 마지막 출전자 소피아 안씨는 ‘이라크서 돌아온 안 상사’처럼 흰 군화에 군복무늬 티셔츠, 착 달라붙는 바지차림으로 나와 박진감넘치는 댄스를 곁들이며 진달래꽃을 열창, 이날 행사의 피날레를 화끈하게 장식. 이밖에 이경희씨는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를 남궁옥분보다 더 남궁옥분처럼 불러 박수를 받았고, 상처를 불러 가창상을 받은 미모의 중년 장창옥씨는 2년전 미스코리아 샌프란시코 대회에서 진으로 뽑혔던 딸 제니(학생) 양과 함께 포즈를 취해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부러움을 사기도.
’못참겠다 즉석도전’ 남성 깜짝출연
○…다양한 막간 흥돋우기 이벤트 역시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 하이라이트는 ‘못참겠다 즉석도전’. 새크라멘토에 사는 중년신사 이종만씨는 출전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노래라면 자신있다는 분 한사람만 나오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무대를 점령(?), 조용필의 친구여를 멋드러지게 선사. 공식 순서가 끝나갈 무렵 두번째로 마련된 즉석도전에서는 마도로스 모자를 눌러쓰고 나와 고향 대전을 생각하며 대전 부르스를 부른 박순애씨 등 2명이 번외 노래자랑을 펼쳤다. 또 청중들은 대-한민국 새-크라멘토를 목청껏 외치고 5박자 박수를 치며 ‘우리는 하나’임을 확인했는가 하면 익명을 요구한 새크라멘토 한인사회 유지가 기증한 ‘주부가요제 티셔츠’를 사회자가 방청석 이곳저곳으로 던져줄 때에는 서로 먼저 받으려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며 잠시 ‘즐거운 아수라장’을 만들기도 했다.
피켓흔들기 박수부대 등 응원전 후끈
○…방청석의 응원 열기 또한 무대위의 노래경연 못지 않았다. 몇명을 빼고는 출전자들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 등 적게는 서너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의 ‘전속 응원단’을 거느리고(?) 나와 무대에 오를 때부터 요란하게 박수를 치거나 이름을 부르며 환호성을 지르는 등 기세를 올렸다. 특히 새크라멘토의 이영순씨가 등장할 때는 방청석 뒤쪽에 자리잡은 응원단이 가수왕 이영순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2개나 준비해 하늘높이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밖에도 자녀를 안거나 무등을 태우고 아내를 응원하는 남편, 열창 장면을 무비카메라에 담으랴 박수를 치랴 1인2역을 해내느라 바쁜 친구, 한사코 뿌리치는 형수의 등을 떠밀어 즉석도전에 나서게 한 시동생, 산호세 캐스트로밸리 오클랜드 마티네즈 등지에서 친구 혹은 가족의 선전을 독려하기 위해 내달려온 원정 응원단 등등 각양각색이었다.
추억의 스타들 녹슬지 않은 노래솜씨
○…심사위원 겸 초청가수로 행사장을 찾은 추억의 가수 배성씨는 본격 노래자랑 돌입에 앞서 자신의 히트곡 사나이 부르스와 기적소리만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솜씨로 열창,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출전자들에게 너무 잘 부르려하면 안되고 일단 시원하게 부르면 1등을 차지할 수 있다고 ‘고득점 비결’을 귀띔해주기도. 또 70년대 후반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모은 이종용의 너 등 숱한 히트곡을 작곡했던 서세건씨는 심사위원장을 맡아 시종일관 바쁜 가운데서도 가요제 막판 무대에 올라 직접 전자기타를 연주하며 너를 노래했다. 그는 앞서 가요제 심사기준으로 음정과 박자, 가창력과 감정표현, 가사전달, 율동, 의상과 무대매너 5가지를 제시했다.
’코리안 대모’ 윈스턴 여사 사랑해 열창
○…새크라멘토지역 한인입양아 가족 모임인 ‘프렌즈 오브 코리아(Friends of Korea)’의 크리스 윈스턴 여사는 고불사 비구니 스님과 나란히 무대앞 초청석에 않아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웃음을 띠고 박수를 치며 끝까지 자리를 같이해 눈길을 끌었다. 윈스턴 여사는 또 사회자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이 단체에 대해 설명하고 보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 뒤 코리안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노래로 대신하겠다고 답하고는 또박또박 한국어로 사랑해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박행운 권성주씨, 한밤의 자축연
○…북가주 한인행사에서 처음으로 경품으로 등장한 승용차의 주인공은 권성주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체육회장. 가요제에 출전한 부인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한 권 전 회장은 방청석 왼쪽 앞줄에 앉아있다 사회자가 자신의 방청권 번호(1302번)를 호명하는 순간 두팔을 활짝 펴고 벌떡 일어서며 대행운의 기쁨을 만끽. 가요제 후원사인 오클랜드 소재 유니온자동차 제프 전 사장으로부터 2001년형 토요타 코롤라 승용차 열쇠를 건네받은 권 전 회장은 행사뒤 진행요원들을 새크라멘토 시내 미락 식당으로 초청해 식사와 주류를 대접하는 등 ‘한밤의 자축연’을 베풀기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