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돌려차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어 실망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여행길에서 우연히 들른 허름한 식당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 될 때도 더러 있다. 고혹적인 냄새와 함께 절로 침을 꿀꺽 삼키게 하는 그런 음식을 먹을 때만큼 기분 좋은 일도 드물 것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돌려차기’가 그런 맛을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 조리했는데도 먹음직스럽다. 만화적 구성을 저변에 깔고 스토리를 풀어가 언뜻 진부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비교적 무난한 극전개로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데 성공한다.
이 영화는 청춘 스포츠 성장드라마다. 평소 별로 다뤄지지 않은 태권도가 주요소재.
3류팀으로 전락한 왕년의 강호 만세고 태도권부에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입단하게 된 이 학교 ‘양아치’ 주먹대장 용객. 용객과 그 일당이 맞고 구르고 깨지면서 태권도를 배워 전국대회에 출전,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는 이야기.
’슬램덩크’나 ‘H2’ 같은 스포츠 만화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는 스포츠 경기 특유의 박진감과 승부의 긴박감이 살아 있다.
거의 신인이나 다름없는 출연 인물들의 신인답지 않은 연기도 이 영화가 건져올린 또다른 성과.
캐릭터들은 저마다 개성을 뽐내면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그룹 ‘신화’의 리드보컬 김동완과 TV 시트콤 ‘논스톱4’에서 꽃미남으로 나오는 현빈은 영화 출연이 처음인데도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에서 1인2역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조안과 브라운관에서 익힌 맛깔스런 연기로 영화 ‘내사랑 싸가지’에서 코믹연기로 웃음을 선사한 김태현은 물론, 영화 ‘클래식’에서 걸핏하면 쓰러지는 꺽다리로 나왔던 이기우의 발레리노를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런 태권도 동작도 폭소를 자아낸다.
이밖에 TV드라마 ‘야인시대’와 영화 ‘무사’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쳤던 김영호가 어눌한 태권도부 코치 송충근으로 변신하며, 김갑수가 교장으로 출연한다.
대표적 신인감독 발굴 프로젝트인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 NDIF(New Director inFocus)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남상국 감독이 열렬 스포츠광답게 자신의 장끼를 발휘한 데뷔작이다. 상영시간 108분. 12세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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