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처참한 사건이다. 떠올리기조차 두렵다. 아랍인을 사랑하는 한국 청년이 그 땅에서 아랍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돼 천인공노할 방법으로 살해됐다. 살려달라는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고학으로 학위를 셋이나 땄다. 오직 아랍권에서의 봉사를 위해서였다. 그 한국 청년 김선일씨가 꿈도 펴지 못하고 희생된 것이다.
살해방법이 너무나 끔찍하다. 필설로 표현할 수도 없다. 무고한 민간인, 무고한 생명이 반인류적 범죄에 희생된 것이다. 김선일씨까지 최근 한 달 동안 두 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모두 세명이 이 같은 방법으로 살해됐다. 그 주장이 어떻든 테러리스트들의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는 명명백백한 한국민에 대한, 또 미국민에 대한 테러공격이다. 이로 그치는 게 아니다. 문명세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이런 야만적이고 반인류적 범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가 함께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가슴을 메이게 하는 사건이다. 그런데 뒤이은 소식들도 충격적이다. 한국 정부 당국이 사태파악 조차 못하고 있었고, 사건 전개과정 내내 허둥지둥하던 모습이 노출돼 하는 말이다. 김씨의 정확한 피랍시점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피랍시점을 당초 17일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이제 와서는 피랍시점은 지난달 31께 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몹시 헷갈리게 하는 부문이다.
게다가 AP 통신이 지난 3일 한국 외교부에 김씨 실종 사실을 문의했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 정부 당국이 사태파악을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숨기는 것인지 더 혼란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그간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너무나 한심한 그림이 떠오른다. 정보 부재에, 외교력 부재의 흔적이 역력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도 없었다.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개념도 없는 것 같다.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식이 도대체 있었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테러에는 국경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다. 미국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는 6백 여만의 한국인이 진출해 있다. 김선일씨 피살 사건은 해외 한인 모두가 테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번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 당국은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의 생명을 지킬 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김선일씨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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