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어머니날은 가정의 달인 5월 중 가장 소중한 날이다. 어머니날이지만 우리에겐 어버이날처럼 여겨지는 의미 있는 날이다. 1년 365일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실천해도 넘치지 않는 게 효의 도리다.
어머니날 ‘24시간 봉양’만으로 부모님에 대한 무관심을 속죄하거나 대신할 수 없음을 모르는 자녀는 없을 것이다. 어머니날은 반듯한 몸가짐을 위해 옷매무새를 여미듯 부모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느슨해지고 식지 않도록 다짐하는 반성의 날이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요즘 울적해 하신다. 한인사회를 이만큼 일군 장본인들인데 어느덧 심신이 쇠약해졌다. 그런데 앞만 보고 달리는 자녀들은 ‘오늘’을 있게 한 부모님의 피와 땀을 가슴 깊이 새기려 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전쟁을 겪고 개발도상국의 산업역군으로서 근검하면서 자녀를 장하게 키운 우리의 부모님들은 강인하지만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내우외환을 맞고 있다. 지난 수년간 경기 침체로 자녀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덩달아 내핍생활을 견뎌야 했다. 이제는 경제가 서서히 나아지면서 집안 살림은 조금씩 핀다고 하지만 정부의 재정적자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고통분담 불똥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우리가 부모님을 더욱 성심껏 보살펴 드려야 하는 이유는 이 뿐이 아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상당수가 실향민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떨어져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에 대한 애틋함을 가누기 힘들어하고 북한에 두고 온 형제 자매와 영영 상봉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남몰래 가슴 치는 부모님들이 많다.
부모님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머물 것이란 믿음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정신없이 하루살이를 하는 우리가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돼 있는 점도 사실이다. 그러나 소박한 우리의 부모님들은 거창한 것을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작은 정성과 관심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마냥 행복에 겨워하는 분들이다. 미국식에 더 친숙한 손자 손녀 목소리만 듣고도 흐뭇해하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분들이다.
가정의 달, 어머니날을 맞아 어떻게 하면 우리를 키워주신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지 고민해보자. 몸은 기력이 쇠하지만 마음까지 약해지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최소한의 자식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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