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꼭 한 번 미주동포사회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본사-최종욱 기자>
보수·권위적 부처 분위기 임기초 다소 고전…
장관 취임후 식사회수 늘어 하루 5~6끼는 보통
서울-김경원 특파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중 한 사람인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만났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 총선, 탄핵정국 등 민감한 정치 이슈가 지뢰처럼 산재한 상황이라 인터뷰의 기사화는 총선 후로 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다른 고위 당국자들처럼 사전 질문서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강 장관과의 인터뷰는 과천 법무부 청사 2층 장관실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강 장관은 인터뷰 도중 미주 한인들이 조국의 검찰 개혁에 보여준 관심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시간이 허락하면 LA를 방문해 한인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춘성 법무부 공보관의 배석했다.
검사 경험 없이 법무부 수장이 된 강 장관. 살아온 이력을 살펴보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첫 여성 형사단독판사, 첫 여성 로펌 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첫 여성 부회장 등 남자들이 주도하던 조직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항상 ‘첫’ 자를 상용하다가 첫 여성 법무부장관에까지 올랐다. 강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추천”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강 장관은 1년차 초임판사 시절 시위를 하다가 검거된 대학생 3명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풀어 준 일화가 있다. 데모 대학생이 검거되면 무조건 즉결심판에 회부돼 10일 정도의 구류를 살리던 군사정권 하의 관행이 철저히 파괴된 것이다.
즉결 법정에 나와 있던 보안사와 안기부 직원들이 즉각적인 보고로 법원이 발칵 뒤집어졌고, 새내기 판사는 가정법원으로 쫓겨갔다. 그때 강 장관과 인연을 맺은 대학생들은 유시민 등 386세대의 주도적 정치인이 됐다.
인터뷰 도중 첫 여성 장관으로 취임 한 후 남자들로부터 받은 어려움은 없었느냐는 질문에강 장관은 “여성이라고 특별히 겪은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장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정부부처를 이끈 초기에는 힘든 일도 있었다”며 “하지만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검사들의 동조로 검찰은 대통령이 실행하고자하는 개혁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강 장관은 각별한 동지 관계다. 노 대통령은 강 장관을 철의 여인이라고 추켜세운 적도 있다. 철의 여인답게, 강 장관은 일부 검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과감한 발탁과 좌천 등 무기를 사용해 법무부를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초석 마련에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 장관에게 장관 취임 후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잦아진 식사 횟수. 만나는 사람 마다 밥을 먹어야 해 하루에 5~6끼를 먹을 때가 잦다며 살찌는 게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강 장관은 또 분주한 일정 때문에 좋아하던 운동을 할 시간도 없어진 것이 어려운 점이라고 했다.
비검사 출신으로 한국 검찰을 이끌어 가고 있는 강 장관. 소수계와 여성이란 두 가지 핸디캡을 극복한 전신애 연방노동부 차관보와 자신을 비교하자 빙긋이 웃으며 미주한인들이 생활상에 대해 궁금해했다.
강 장관은 “보도를 통해 미주지역에 사는 동포들의 활약상을 자주 접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미주동포사회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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