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승무원 조현미씨가 승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불편한 점이 없는지 문의하고 있다.
비좁은 객차 불편함 승무원 친절에 사라져
터널구간 많았고
소음에 귀울림까지
1박2일 걸릴 여행
하루에 끝내니 감회
<서울-김경원 특파원>
지난 12일 오전 6시 서울발 동대구행 고속철에 몸을 실었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경남 창원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오후 7시까지 서울로 되돌아와야 하는 일정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현대식으로 새로 지은 서울역을 떠난 유선형의 날렵한 모습의 고속철은 도심을 벗어나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광명역을 지나 전용 철로에 들어서며 속도는 더 빨라졌다. 기관사가 시속 300km에 도달했다는 안내방송을 했다. 아침잠을 설치며 기차를 탔던 승객들은 뒤로 제치고 앉아 있던 의자에서 상체를 세워 창 밖을 내다보았다. 초여름을 앞 둔 한국의 산야가 차장 밖을 빠르게 지나갔다.
특석 앞 뒤 간격은 예전에 탔던 새마을호보다 좁았다. 통행로 좌측에 2석, 우측에 1석이 배치된 객차는 LA~샌디에고 구간을 운행하는 앰트랙의 일반 객실보다 비좁았다. 통로가 좁아 어른 한 명이 지나면 다른 사람이 지나기 쉽지 않았다. 특석보다 편도 운임이 1만4,000여원 저렴한 일반석은 같은 크기의 공간에 좌석이 더 많이 배치돼 있었다. 특실보다 훨씬 불편한 구조였다.
고속철 운행구간에는 터널이 많았다. 터널에 들어서자 ‘우우웅’ ‘드르륵 드르륵’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속철의 약점인 소음과 귀울림을 최소화했다는 철도청 공고를 읽었지만 조금 불편했다. 고속철은 한동안 시속 300km로 달렸다. 산악지형과 비용문제로 터널과 교량이 많다고 철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치를 즐길 만하면 금새 터널이 나왔다.
고속철의 불편은 승무원들의 친절로 감싸졌다. 기차가 서울역을 떠나자마자 객실로 들어서서 공손히 인사를 한 여승무원은 객실을 둘러보며 승객들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일일이 질문하며, 이어폰을 나눠주었다. 받은 이어폰을 의자 손잡이에 있는 플러그에 꽂으니 잔 레논의 ‘이메진’이 흘러나왔다. 다이얼을 돌리니 3종류의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객실 천장에 달린 TV 모니터를 통해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음향도 들을 수 있었다.
뒷문을 통해 나간 승무원은 잠시 후 동료와 함께 카트를 끌고 들어와 음료수를 승객들에게 서브했다. 특실 승객에게만 제공되는 무료 음료수라고 했다.
창 밖 경치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갑자기 승무원이 어깨를 흔들며 10분 뒤 동대구에 도착한다고 일러주었다. 7시25분이었다.
정시에 동대구에 도착한 고속철에서 무궁화호로 갈아타고 창원으로 향했다. 창원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권 대표의 지역구 선거사무실로 갔다. 약속 시간보다 5분 일찍 도착했다.
민노당의 인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상행 기차를 탔다. 동대구까지는 무궁화호로 이동한 뒤 다시 서울행 고속철을 탔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오후 6시58분이었다. 최소 1박2일이 걸리던 여정을 단 하루만에 끝낸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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