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장 선거가 또 어이없이 끝났다. ‘또’란 말을 붙인 건 다름이 아니다. 지난번 26대 한인회장 선거가 자격미비 시비와 함께 무투표로 끝났다. 거기다가 오렌지 한인회장 선거가 사전선거운동, 인신공격, 과열선거 등 온갖 잡음만 양산한 끝에 한 후보의 출마자격미달 판정과 함께 무투표 당선으로 끝난 게 엊그제 여서 하는 말이다.
당초의 예상은 3∼4명의 후보가 나서 열띤 경합이 된다는 거였다.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던 스칼렛 엄씨는 그런데 한인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람에게 10년간 후보자격을 박탈한다는 정관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정인철씨는 젊은 세대에게 양보한다는 명분으로 막판에 출마를 포기했다. 후보등록 전날까지 ‘후원의 밤‘을 열며 전열을 가다듬는 것 같던 이한종씨도 후보등록을 안 했다. 결국 혼자 등록한 이용태씨가 무투표로 당선된 것이다. 어이없는 결말이다.
해프닝 같이 끝난 이번 한인회 선거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본다. 우선 지적되어야할 게 한인회장에 출마하는 사람의 자세다. 너무나 쉽게 출마의사를 공표한다. 그리고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 왜 한인회장을 하려는지,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고 공인의식도 결여돼 있는 탓이다.
출마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할 수도 있다. 과열선거에, 인신공격만 난무해 한인회 선거가 커뮤니티의 화합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판단이 섰을 때 출마를 번복하는 하는 건 오히려 미덕이 될 수도 있다.
이번 경우는 그게 아니다. 오래 전부터 선거 운동을 준비해왔다. 신문지상에 광고를 냈다. 길거리에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후원행사를 통해 기금 모금도 했다. 그리고는 막판에 등록을 포기했다. 그리고는 나름의 이유를 댄다. 후진을 위해서, 대의원수가 모자라서 등등. 어떤 이유든 그러나 설득력이 없다.
한인회장 선거는 장난이 아니다. 타운의 으뜸 봉사자를 뽑는 행사다. 경선을 통해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건 일종의 검증절차다. 타운을 대표하는 으뜸 봉사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대표성을 위임하는 의례다. ‘한번 운을 떼 보았다가 아니면 말고’식의 후보들이 나서는 통에 벌써 몇 차례 이 검증시스템은 가동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인회 선거는 더 이상 목적의식도 없고, 공인의식도 결여된 사람들의 이름내기 유희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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