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로 예정됐던 윌셔 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대의원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로써 모처럼 LA 한인타운의 주요 이슈에 대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설립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지금 한인타운에는 한인 상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학교 증축이 연이어 이뤄지고 있으며 타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범죄, 갈수록 더해 가는 교통체증, 마약, 매춘 등 풀어야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시 정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주민의회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그동안 한인들의 높은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그러던 것이 한인들끼리의 불필요한 다툼으로 다음 날짜도 잡지 못한 채 무산되고 만 것이다.
이번 선거 연기의 표면적 이유는 부재자 투표 마감일 연기와 한글 번역 미비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민의회 대의원으로 나온 일부 한인 후보들간의 내분으로 인한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선거 연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선거 하루 전날 열린 주민의회 임시 대의원회 비상회의에서는 한인들간에 고성과 욕설이 난무, 과연 이 사람들이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출마했는지 개인의 이익과 이름을 위해 나왔는지 분간하기 힘들게 했다.
이번 사태는 또 편가르기와 상대방 비방 등 한인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LA 시정부 관계자들에게까지 노출시켜 주류사회에 한인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게 됐다. LA 시의 한 관계자는 “LA에 100여개의 주민의회가 있지만 출마자간의 내분으로 선거 하루 전날 무기 연기된 예는 없다”며 한인들의 상식 이하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LA시 측은 이미 선거비용으로 수천 달러를 지불했다며 추가지원 불가 입장을 표명, 앞으로 선거에 드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새로운 문제까지 발생하게 됐다.
일단은 어이없게 무산됐지만 한인타운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주민의회는 필요한 존재다. 다른 모든 커뮤니티가 별 문제 없이 주민의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한인사회만 내분으로 이를 만들어보지도 못한다면 한인 모두의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치러질 주민의회 선거에서는 정말 전체 한인사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사람만 나와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 대결로 주민들의 심판을 받게 되기를 기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