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칼에 찔렸다. 비행기가 납치되고 있는 것 같다. 조종석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석에서 숨을 쉴 수 없다. 누군가 최루가스 같은 것을 뿌렸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범들이 승무원과 탑승객의 조종석 접근을 막는 등 여객기의 조직적 탈취를 위해 최루가스를 분사하고 칼을 휘둘렀다는 내용을 담은 당시 사고여객기 승무원의 통화내용이 최초로 공개됐다.
9.11 테러사건 조사를 벌여온 국가테러공격조사위(NCTA)는 27일 국경, 항공 보안에 관한 청문회에서 아메리칸 에어라인 AA11기의 베티 옹 승무원으로부터 걸려왔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기내전화로 걸려온 이 통화는 아메리칸 항공의 운항 전문가인 니디아 곤잘레즈가 받았으며 베티 옹은 걱정스러우면서도 담담한 음성으로 아는 범위에서 기내상황을 소상히 전했다.
대화는 23분간 지속됐는데 여객기가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쪽 타워에 충돌하기 전 승무원 2명이 테러범들의 칼에 찔리고 비즈니스석에 최루가스가 분사되는 등의 상황이 여과 없이 전해지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베티 옹의 통화를 비롯해 적어도 11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이 운명의 순간 자신들의 가족과 친구, 회사 관계자 등과 나눴던 통화의 내용을 중심으로 증언 등이 더해지면서 진행됐다.
보고서는 승객과 승무원들의 여러 통화에 비춰 이들이 비행기 납치를 인지했지만 테러범들에 의해 비행기 뒤편으로 쫓겨난 탓에 테러범들이 조종간을 잡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AA175기의 한 승객은 테러범들이 여객기를 건물로 몰고 갈 것으로 예측했으며 국방부 건물에 충돌했던 AA77기의 한 승객은 AA11, AA175 등 월드트레이드센터 건물에 충돌한 다른 여객기 2대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조사위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AA11기에 탔던 납치범 5명 가운데 3명은 입국 심사대에서 `컴퓨터 지원 탑승객 사전조회시스템(CAPPS)’에 의해 ‘점검 필요’로 지목됐으나 그중 한 명은 추가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에 충돌한 AA77기의 테러범 5명은 모두 검사를 요하는 인물로 지목돼 수하물이 탑승 전까지 별도 보관됐지만 역시 추가 확인은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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