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솔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푸른 하늘 바라보며
속으로 우는 강물소리 듣고 싶다’고 자작시 낭송을 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뭐가 그리 급해서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단 말입니까?
너무 답답하고 슬픕니다.
내가 고 선생을 처음 뵈올 때가 6년 전 라디오 코리아 시 낭송 방에서인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저에게 “선생님, 시를 좋아하시면 동백회(시문학회 전신)에 가입하세요” 하면서 가입신청서를 내밀었습 니다.
“선생님, 아닙니다. 먹고살기 바빠서 시는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하면서 거절을 했었지요. 그 뒤에도 만날 때마다 집요하게 시문학회에 가입 할 것을 권유하셨고 나도 친구들에게 이끌려 회원이 된지가 5년이 지났습니다.
어떤 땐 써오신 자작시를 내 보이면서 “왜 이렇게 시가 써지지 않느냐”고 투정도 하셨습니다. 그럴 땐 나는 “고 선생, 왜 시를 억지로 쓰려고 해요. 먼저 내 마음을 다스리고 시심이 자랄 수 있는 마음 밭을 기름지게 해야지요. 너무 급하게 생각말고 시가 쓰여지도록 사물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툭 쏘기도 했습니다.
매달 모일 때마다 좀 늦게 나오시면서 “가게문을 닫고 오느라 늦었다”고 하시며 미안해하시는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늙어 가는 나이에 열심히 해서 등단도 하시고 가끔 잡지에나 시 문학지에 좋은 작품도 발표하시더니 이렇게 말없이 훌쩍 떠나시다니…
고 선생, 이승에 계시면서 무거웠던 짐을 이제는 내려놓으십시오. 용서하시고 편히 가십시오. 세월은 어차피 흐르고 가고 오고 또 뒤따라가는 것 아니겠어요. 단지 좋은 시 써보겠다고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다가 가슴한번 후련히 피어보지 못하고 가신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고 선생, 시는 써서 무얼 합니까. 그저 살아가는 것이 시라고 생각하면 편하지요. 이젠 양지바른 곳에 누우시면 우리가 시인 고용순 이라고 써서 세워드리고 오래 고 선생을 기릴 것입니다. 이승에 있었던 60년 훨훨 털고 편히 잠드소서.
최석봉
약 력
▲미주시문학회 회원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회원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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