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여 그동안 받은 축복에 대해 감사하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그레고리 윌리엄스 가족(카슨 거주)과 루이스 아코스타(알리타 거주) 가족에게는 오히려 소박한 행복조차 산산조각이 나버린 날이었다.
그레고리의 딸 니콜(19·하버칼리지 재학)과 루이스의 아내 로살바(43)가 갱 멤버가 무작위로 쏘고 달아난 총탄에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갱 근처에도 못 가본 이들로 그저 추수감사절을 맞아 가족들과 시간을 같이 하고 있다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참변을 당해 가족들의 피눈물을 쏟게 하고 있다.
이유 없고 억울한 딸과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친지들은 모두 망연자실. 특히 두 케이스 모두 살인용의자들은 잡히기는커녕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아 주변을 더 애통하게 하고 있다.
범죄학을 전공하던 니콜은 부모와 형제자매와 함께 추수감사절을 지내던 지난 29일 새벽에 집 앞에 주차된 차안에서 친구와 음악을 듣고 있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총탄세례를 받고 숨졌다. 같이 있던 친구 레이니샤 베이츠도 상체에 여러 발을 맞았으나 목숨은 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니콜을 쏜 갱 멤버들은 원래 같은 거리에 있던 청소년들 그룹을 향해 총격을 가했으나 빗나가 니콜의 차량에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성이 나기 직전 집밖에서 딸이 차안에 앉아 있는 것을 확인했던 아버지 그레고리는 수분 후 머리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 나오는 딸을 팔에 끌어안고 숨이 끊어지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그는 소식을 듣고 몰려온 친지들에게 도대체 우리 집안의 희망인 딸이 왜 죽어야 하느냐고 울부짖었다.
추수감사절 당일 밤 살해된 로살바는 3세부터 20세, 22세까지의 자녀를 키우며 남편의 비즈니스를 뒤에서 도와온 평범한 중년여성일 뿐이었다. 이들은 친지들과 모여 추수감사절 만찬을 한 할리웃의 주택에서 나와 그들의 픽업트럭에 탄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그녀의 머리를 꿰뚫었다.
공포에 떠는 세 자녀와 피를 흘리는 아내를 싣고 그대로 집에 돌아온 남편 루이스는 무엇보다 엄마의 피살 장면을 그대로 본 세 자녀의 충격에 자신의 슬픔을 드러내놓을 수도 없었다. 경찰은 인근 갱 멤버들이 이들의 신원을 잘못 파악하고 엉뚱한 차에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스에 따르면 그들 부부는 멕시코의 같은 동네서 자라 결혼했으며 일거리를 찾아 1979년 미국에 왔다. 로살바는 매일 10시간에서 12시간씩 일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아이들을 키운 전업주부지만 최근 루이스가 그라나다힐스에 개업한 자동차수리 스토어에 필요한 잡일을 전담했다
그는 아내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이자 우리 가족이 가졌던 희망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목을 놓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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