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MBC ‘대장금’(극본 김영현·연출 이병훈)의 인기요소로 맛깔스러운 연출과 톱스타 이영애의 안방 복귀작이라는 점 등이 거론된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한상궁(양미경)과 최상궁(견미리)을 중심으로 한 갈등구도가 가져다주는 재미다.
11월24일 방송분에서 한상궁 대신 장금(이영애)이 궁중 요리경합에서 최상궁과 겨뤄 이겼지만 1일 방송분에서는 최상궁이 이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여성들이 중심이 되는 ‘대장금’의 인기비결과 촬영장 이야기에 대해 한상궁과 최상궁이 가상으로 대화를 나눠봤다.
최상궁=연기생활 20년 만에 이렇게 인기를 얻으니 참으로 기쁘옵니다. 저도 그렇지만 한상궁 마마님도 감축드리옵니다.
한상궁=별말씀을요. 최상궁님과 본격적으로 함께 연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역할이라 안타깝습니다.
최상궁=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대장금’에서 보여지는 여성들의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현대 여성들이 원하는 여성의 모습, 그러니까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듯합니다.
한상궁=흔히 사극이 그렇듯 여성들이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최상궁=그렇습니다. 요즘 경제도 어렵고 살기 힘든 분들이 장금이가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상궁 마마님의 극중 모습을 요즘 신문에서는 정치계 인사와 비슷하다는 평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상궁=예. 그런 기사들도 모두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상궁 마마님도 악역이지만 안티팬들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런 사랑 덕인지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하지 않습니까.
최상궁=그러게나요. 보통 매일 이렇게 빡빡한 촬영을 강행하다 보면 많이 지칠 수 있지만 즐거운 기운으로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죠.
한상궁=사실 추운 게 좀 힘들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핫팩이나 난로로 중무장을 하지 않습니까. 참 그건 그렇고, 최상궁 마마님이 원래 제 역할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많이들 물어봅니다.
최상궁=하하. 제가 한상궁 마마님 역할을 했다면 또 다른 색깔이었겠죠. 지금 최상궁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장난기가 발동해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제가 ‘못된 애들끼리 놀자’라는 농담을 던지곤 하는 거예요.
한상궁=알아요. 달리 ‘조감독’이란 별명이 붙었겠어요. 워낙 촬영장 분위기를 잘 이끄시니까요.
최상궁=참.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한상궁=뭘요?
최상궁=최고상궁 자리 내놓으셔야죠.
한상궁=아니. 뭐요? 이는 어디까지나 적법한 경합이었습니다. 대비마마께서도 저를 최고상궁으로 선언하셨는데, 어찌….
최상궁=사실 한상궁 마마님은 노비의 딸 아닙니까? 궁에서 천민신분이 최고상궁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상궁=저는 분명히 법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제가 경합에 못 나가게 된 것이 다 최상궁 마마님 때문이 아닌지요.
최상궁=아니. 제가 재료를 못쓰게 만들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한상궁=최상궁 마마님, 1주일 후면 저를 죽게 만드실 것 아닌가요. 1주일만 최고상궁의 자리를 저에게 주시지요.
최상궁=아니, 그걸 어떻게…. 그래요. 그만 싸우지요. 드라마 밖에서는 언니(양미경-61년생·견미리-64년생)니까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한상궁=예. 우리 둘 다 아내고 엄마고 연기자 아닙니까. 드라마 속처럼 현실에서도 맹렬히 살아가야겠죠. 싸우지는 말고요.
최상궁=호호. 좋아요. 특히 드라마 밖에서는 언니나 저나 연기 20년째니까 어깨가 무거워지는 만큼 책임 있는 선배가 되도록 하자고요.
/정리=스포츠투데이 이재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