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교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주어진 상장이 고가로 팔린다. 500만∼1,300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대학 특례입학에 필요한 수상경력 조작에 쓰이기 위해서라는 거다. 이런 식으로 뒷거래를 해온 한국내 한 브로커가 수억원 대의 돈을 챙겼다는 한국 검찰의 발표다.
이야기는 이렇다. 2년여 전 한 한국 고등학생이 LA의 모 한인단체가 주선한 웅변대회에 참가했다. 대회가 열린 초등학교는 이 학생에게 대통령 표창장을 수여했다. 먼 곳서 온 한국학생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격려의 의미였다. 그런데 내막은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 학교 방문을 주선한 브로커가 일을 성사시키면서 1,300만원을 받아 챙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 상장은 한국에서 대학 특례입학에 필요한 수상경력 조작에 교묘히 이용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각 기관이 발급하는 표창장, 감사장 등이 ‘고가의 상품’으로 거래된 것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의 모모라는 정치인이 LA를 방문한다. 아무개를 움직여 LA시나, 주의회 등의 감사장을 받아낸다. 그 감사장이 정치인으로서 경력 부풀리기에, 또 선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이런 일의 배경에는 거의 반드시 라고 할 정도로 돈이 개입된다.
이런 일의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그 시장은 날로 확대된다. 감사장, 표창장 장사가 한미 조인트벤처의 양상마저 보이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 브로커들이 양산된다. 아무개를 통하면 시의회를, 또 다른 아무개를 통하면 주의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이제 LA 한인사회에서 공개된 비밀일 정도다.
대학 특기생 부정입학 사태 수사와 관련해 드러난 이번 케이스는 상장 뒷거래 비즈니스가 교육계에까지 파급됐고 또 부정입학의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해 주고 있다. 기막힌 상술이랄 수도 없고, 이를 뭐라고 할까. 참으로 낯뜨거운 일이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교장의 재량으로 발급되는 각종 의례적 표창장이 입시지옥 한국에서 교묘한 사기극에 동원되고 있다니 말이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학생이 미국방문 초청을 받았다. 그런데 내막은 돈을 받고 불러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때부터 부정입학의 사기극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주류사회가 알게 될까 보아서다. 그렇지 않아도 편법·탈법풍조가 만연된 사회가 한인사회다. 그 편법의, 그 탈법의 풍조가 교육계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 사태를 언제까지 방치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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