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셀폰이 첫 선을 보인 것은 1984년이다. 모토롤라가 만든 이 구형 모델은 벽돌 크기로 개당 4,000달러를 호가했지만 어디서나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신기함 때문에 부유층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대중화 노력을 게을리 한 죄로 모토롤라는 지금까지 2위로 밀려나 있다.
지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고도 간편하며 값도 싼 신형 모델 개발에 앞장선 업체는 당시까지 별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핀란드의 노키아였다. 셀폰 매니아를 제일 처음 예견한 노키아는 그 덕에 세계 최대의 셀폰 메이커가 됐고 핀란드가 한국에 못지 않은 정보통신 강국이 되는데 기여했다.
노키아에 이어 최근 수년간 셀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한국의 삼성전자다. 삼성은 컬러 스크린과 현대 감각이 물씬 풍기는 화려한 디자인을 무기로 현재 모토롤라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면 컬러 스크린으로 삼성에 한방 먹었던 노키아는 카메라 폰으로 다시 기세를 만회해 가고 있다. 2001년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카메라 폰은 지금 일본에서 팔리는 셀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 비상시 연락 수단으로 등장했던 셀폰은 전화기와 사용료의 폭락과 함께 유선전화를 제치고 통신시장의 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연결해 각종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미니 극장 등 종합 통신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메라가 장치된 셀폰까지 등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즉석에서 찍어 e메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연방 통신위원회(FCC)는 최근 집 전화를 모빌 폰 번호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아예 유선전화를 없애고 셀폰만 사용하는 사람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셀폰의 기능이 이처럼 다양해지면서 이제 셀폰은 단순 통신수단을 넘어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스테이터스 심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매년 셀폰을 갈아대고 길가에서나 식당에서나 나보란 듯이 셀폰을 붙잡고 떠들어대는 것이 취미가 된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런 셀폰 매니아가 가장 극성인 곳은 이동통신의 강국으로 소문난 한국이다. 젊은 직장인들 가운데 최신 스타일이라면 개당 수백달러씩 하는 가격에 개의치 않고 너도나도 앞다퉈 구입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 영향에 민감한 LA 한인사회에서도 1.5세 2세들은 형형 색색의 모델을 하루가 멀다 하고 갈아대고 있다.
셀폰의 편리함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공공 장소에서 오가는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열에 아홉은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내용들이다. 문명의 이기도 좋지만 거저 주는 폰도 많은데 굳이 수백달러씩 주고 최신 유행품을 고집해 가며 꼭 아무 데서나 주위 사람 신경을 거슬리게 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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