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대축제가 열린다. 미주 땅에 한인교회가 세워진지 100년. 그 한 세기를 돌아보고 새 역사를 여는 감사의 큰 잔치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만 35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LA를 방문한다. 2,000여명의 교회 연합성가단이 출연한다. 이웃 소수민족 커뮤니티 교회 지도자들이 참가한다. 축제의 마당이 될 LA 컨벤션센터에는 2만여명의 한인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축제’란 말에 걸 맞는 초대형 행사다.
이번 한인교회 100주년 감사 대축제는 여러 가지로 그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이민 100주년을 맞은 올해의 각종 기념행사가 감사의 대축제로 마감하게 됐다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삶에는 축복이 없다. 한인 이민 100주년의 해를 감사의 잔치 한마당으로 마감한다는 것은 보통 큰 축복이 아니다. 이번 대축제는 이런 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초대형 대축제가 초교파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역시 감사할 일이다. 개교회 중심의 사역밖에 없었던 게 한국 교계다. 연합을 못하는 한국교회다. 그런데 교파를 초월한 교회의 연합이 감사 대축제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진실로 감사해야 할 일이다.
이번 대축제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독 주간지인 크리스천 헤럴드사는 헤럴드사 대로,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는 협의회 대로, 각기 100주년 행사를 계획해 혼선을 빚었었다. 교계 원로들이 중재에 나섰고 결국 하나가 돼 감사의 대축제를 열게 된 것이다. 걸핏하면 싸우고 분열하는 한인사회에 교회가 모범을 보인 것이다. 역시 감사할 일이라고 본다.
한인교회의 역사는 바로 이민 역사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차지하는 교회의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대축제는 개신교 교계 차원을 넘는 전체 커뮤니티 행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감사 대축제 주최측은 이 점을 유의해 행사의 투명한 관리를 통해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당부할 것이 있다. 한인교회 100주년 감사 대축제가 이벤트성의 행사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가 진정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민족사회 안에 겹겹이 막힌 담을 허는데, 인종간의 화해에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또 북녘 땅에서 신음하는 동포에게, 소외된 이웃에 얼마나 진지한 관심을 기울였는지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21세기 교회의 비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 백년을 향한 대축제가 열렸다. 연합과 화합의 큰 잔치다. 다 함께 참여하는 거다. 그리고 감사의 축복을 온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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