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애국법은 특정 인종을 집중 조사해 이민자 인권을 침해하고 인종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 생각입니까.
법을 바꿈으로써 해결하겠습니다.
열렬한 박수가 터진다.
북한 핵문제에 관해 어떤 해법을 갖고 있습니까.
부시 행정부는 뚜렷한 대북 정책 없이 협박을 일삼아 사태를 악화시켰습니다. 군사력은 분쟁 해결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기립 박수와 우리는 클라크를 원한다는 구호가 장내를 가득 메운다.
지난 주말 LA 한인타운에서 열린 웨슬리 클라크 민주당 대통령 후보 초청 타운홀 모임의 한 장면이다. 한인 등 300명에 가까운 아시아 태평양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 집회 열기는 종교 부흥회를 연상케 했다. 여론 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 중 클라크의 인기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유를 짐작케 했다.
2004년 대통령 선거를 딱 1년 남겨 놓은 지금 누가 대통령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민주당 내에서도 한 때 선두주자였다 뒤로 처진 존 케리, 당내 골수파의 강한 지지를 받고는 있으나 너무 극단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부시와 승산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 하워드 딘 등 누가 지명을 따낼지 불투명한 상태다. 클라크가 한인 사회를 찾은 것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표, 한 푼이 아쉬웠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민 100년 간 주요 당의 대통령 후보가 남가주 아시안 커뮤니티 중 한인 사회를 제일 먼저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 같다. 이번 행사는 아시안 민주당 연합 행사였지만 한인 주도로 마련했고 사회도 한인이 맡았다. 그동안 중국계와 일본계에 눌려 아시안 중에서도 막내 대접을 받던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변화다.
물론 이번 행사 하나로 한인의 위상이 역사와 규모에서 우리보다 월등한 중국이나 일본 커뮤니티보다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아직 한인사회에 얼굴 내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정치인에게 후원금과 표를 주는 미국식 정치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날도 클라크와는 전혀 노선이 다른 한인들까지 나와 같이 사진 찍기에 바쁜 모습을 보여 주위를 어리둥절케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중 있는 대통령 후보가 한인 사회를 먼저 찾았다는 것은 그동안 주류 사회와 따로 놀던 한인 커뮤니티가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전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미국에 이민 와 살고 있는 한인들의 대통령은 노무현이 아니라 부시며 돈과 표를 통해 우리 목소리를 내야할 곳도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이다.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벌어질 향후 1년 간 한인 민주 공화 양당 관계자들은 물론 한인 모두가 우리 권익을 찾기 위한 정치력 결집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 같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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