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9월에는 뉴욕의 맨하탄이 온통 교통지옥이다.
이 때는 보통 50 내지 100개국의 국가원수와 그밖의 많은 나라에서 고위대표단이 일시에 맨하탄에 몰리므로 교통 통제가 심해 시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게 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런 불편은 뉴욕이 세계 외교의 중심 무대로서 누리는 혜택과 함께 치루어야 하는 대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사람이 사는 지역마다 좋고 편리한 점이 있으면 또한 나쁘고 불편한점이 있다. 도심 속에 살면 생활이 편리하고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지만 오염된 공기와 소음공해에 시달리게 된다. 반면에 한적한 시골에서 살면 자연과 벗삼아 무공해 생활을 할 수 있지만 도시 만큼 문화생활과 소비생활을 즐길 수 없고 경제적 기회를 가질 수 없다.
대도시 주변의 교외지역은 이런 도심과 시골의 중간지역으로 두 곳의 특징을 모두 가지면서도 어느 것도 완전히 구비하지 못한 점이 특징이다.
우리의 삶 속에는 어디에나 이러한 일장일단이 있다. 개인주택에 살면 거주공간이 넓고 사생활이 자유로운 점 등 좋은 점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가 어려운 점 등 나쁜 점도 있다.
반면에 아파트에 살면 비좁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비교적 비용이 덜 들고 관리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의 경우 소형차는 가격과 유지비가 싸고 도심에서 파킹하기도 쉽지만 그 대신 불편하고 안정성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반대로 대형차는 안락하고 사고시 안전성이 높지만 가격과 유지비가 비싼 단점도 있다.
우리의 직업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직업은 수입이 좋지만 위험성이 많거나 힘이 들고, 어떤 직업은 안전하고 편하지만 수입이 적다. 개인사업을 하면 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고 발전가능성이 많은 반면 투자에 따르는 위험과 사업체 운영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많게 된다. 봉급생활을 하면 그런 위험과 스트레스는 없지만 수입이 적고 발전 가능성이 적다.
그러므로 어떤 차를 사고 어떤 집에 살고 어떤 직업을 갖느냐는 문제는 선택의 문제이다. 자동차와 집을 결정할 때는 가족의 수와 용도, 비용 등을 고려하게 된다. 직장을 결정할 때는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 얼마나 편안한 생활을 원하는가에 따라서 정하게 된다.
우리의 삶 속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이 이처럼 선택의 문제이며 선택하는 사람은 자기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반드시 선택하는 사람의 바램대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기의 환경과 능력의 범위 안에서만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옷을 살 경우 색깔과 디자인이 꼭 마음에 들어도 자기에게 맞는 치수가 없으면 살 수 없게 되며 치수가 맞는 것 중에서 색깔과 디자인을 고를 수 밖에 없게 된다.
우리의 생활 가운데 이루어지는 경제생활, 가정과 결혼, 취미생활, 사고방식 등 수많은 선택은 이렇게 각자의 희망사항, 주어진 환경, 개인적 능력의 한계 안에서 최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선택을 남의 선택과 똑같은 기준에서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얼마 전 한국의 한 친구가 말하기를 미국에 이민 간 교포들이 변화한 한국에 대해 무엇을 안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기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러면 미국에 와 보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무얼 안다고 말하느냐”고 되받아 쳐 준 적이 있다. 자기의 입장에서 보
이는 남의 단점은 그 사람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남과 비교하여 나의 단점이나 부족한 점, 불만에 얽매어 자신을 비관할 것이 아니다. 그 단점의 이면에 있는 장점을 발견하여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자기 자신을 개척하는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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