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 멤버
111경찰서 등서 자원봉사도 열성
모의재판 클럽 뉴욕주 대표 선발
![HSPACE=5](/photos/NewYork/20030919/1STELLA.gif)
오늘도 엄마와 딸은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년 전 바르셀로나에 여행 갔을 때 모녀의 눈길을 사로잡은 ‘성(聖)가족 성당(Sagrada Familia)’을 설계한 가우디의 천재성과 죽을 때까지의 노력이 너무도 깊이 마음속에 각인된 때문일까. 120년 전인 1883년 착공했으나 난해한 설계로 완공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옥수수 모양의 첨탑, 직선을 배제하고 곡선만 사용한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해 사람들은 ‘신이 머물 지상의 유일한 공간’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를 설계한 가우디에게는 ‘천년의 시공을 초월한 건축 혼’이라며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20세에 뉴욕으로 유학을 와서 이제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인 이미선씨는 17세의 맏딸 스텔라 이(낫소카운티 로슬린고교 12년)양에게 “가우디의 천재성보다는 전차에 치여 74세로 사망할 때까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건축에 심혈을 다한 ‘노력’은 무엇보다 값지다”며 항상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딸이 살아가 주길 바라는 당부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내년 대학 진학을 앞둔 스텔라의 꿈은 형법 전문 변호사다. 교내 모의재판 클럽의 멤버로 지난해 뉴욕주 대표로 뽑혔고 모의국회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며 각 민족을 대표하는 40명의 우수 학생모임인 국제대사클럽의 회장이기도 하다. 국제대사클럽은 그 동안 유대인 학생들이 쭉 회장을 맡다가 스텔라가 지난해 타민족으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뽑혔다.
지난해 예일대에 이어 올해 프린스턴대학의 서머 스쿨에 참가해 모두 A마이너스 성적으로 상을 받았고 지난 7월에는 미전역의 우수 학생들이 참가하는 NSLC(National Students Leadership Conference)의 멤버로 워싱턴D.C.서 열린 모의 재판에서 변호사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기도 했다.
이제 갓 12학년에 올라가자마자 미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코넬대학으로부
터 입학 허가를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스텔라는 대학서 ‘인류발전학(Human Development)’을 전공으로 선택할 예정인데 대학 졸업 후 로스쿨을 택해 미래의 법조인을 향한 꿈을 차곡차곡 밟아갈 계획이다.
이러한 딸의 남다른 재능을 믿고 있지만 훗날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하나의 ‘지침’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데 정신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심정이 ‘가우디의 삶’을 자꾸 화두로 꺼내게 만드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텔라는 웬만한 어른도 경험하지 못했을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5년째 매주 화요일에 YWCA에서 이민 온 어린이들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쳐 왔으며 금요일에는 베이사이드 111경찰서의 청소년 범죄 부서에서 행정 업무를 자원봉사하고 있다. 또한 토요일에는 플러싱 매너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일도 마다 않고 해낸다.
이러한 가정 교육과 사회 봉사활동이 스텔라의 꿈을 어려운 사람을 돕는 형법 전문 변호사로 키운지도 모르겠다. “법에는 도전할 만한 매력이 듬뿍 있어요. 더구나 약자를 얼마든지 도울 수 있는 일이잖아요. 여성으로서 또 소수민족 출신으로서 혹시나 법에 불이익을 당하는 약자들을 돕고 싶어요”라는 어른스런 설명이다.
엄마와 딸은 다시 서로의 이야기로 화두를 옮겼다. “쟤는 내 분신이에요. 애 아빠가 사업으로 너무 바빠서 세 모녀만 지내는 일이 많은데 스텔라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라고 하자 “저를 믿어주는 만큼 언제까지나 엄마의 딸이자 친구로서 지낼께요. 엄마의 소원대로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겠어요”라며 약속을 주고받는다.
유학생 출신의 한인 1세 엄마와 형법 전문 변호사를 꿈꾸는 딸이 앞으로 불우한 이웃과 약자를 돕고 살면서 한인 사회를 살찌워 나가는 미래가 기대된다.
<글·사진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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