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11일 오전8시46분.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그리고 얼마 후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도 불바다가 됐다. 순식간 수천명이 희생됐다. 미국의 심장부를 타겟으로 한 사상 최악의 테러공격이 감행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테러의 현장 ‘그라운드 제로’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추모의 행사를 가졌고 전 미국은 또 다시 성조기와 촛불로 뒤덮였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다. 야만적 테러행위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의 세리모니였다. 테러참사가 가져다 준 엄청난 상처에서 벗어나는 집단 치유의 의식이었다.
엄청난 변화가 따랐다. 알 카에다를 지원하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면서 세계의 정치지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그 변화는 뚜렷이 감지된다. 이민 규정이 까다로워졌다. 출입국 통제가 엄격해지고 유학생에 대한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우려하던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반 이민정서의 확산이다. 아랍계에 대한 경계심이 증오감으로 변질되면서 이민그룹 전반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불신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민자 인권 유린 사태까지 보고된다. “미국은 이제 결코 옛 미국이 아니다.”
9.11사태, 뒤이은 테러전쟁의 여파는 미주 한인 사회에도 상당한 충격파를 불러오고 있다. 한국서부터 불어오는 반미의 바람이 그 첫 충격파다. 이는 한인 사회 일각에서 반미감정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동시에 반한의 맞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사태다.
“테러의 위협은 계속 존재한다.” 부시 대통령의 말이다. 테러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로, 전 미국이 고난에 동참하자는 호소다. 다민족 사회 미국의 힘은 자원봉사 정신에 있다. 피부색과 종교를 초월한 자원봉사 정신이야말로 미국을 지탱시켜주는 힘이다. 자원 봉사를 통해 아픔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게 9.11 사태가 한인 사회에 던져준 메시지였다.
9.11 사태 발생 2주년이다. LA 한인 사회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다. 한인 사회를 대표한다는 단체들도, 정부기관도 침묵뿐이다. 한 마디로 남의 일이고 무관심이다. 미국 사회의 주인으로서 대참사를 함께 딛고 일어선다는 각오는 실종된 모습이다. “9.11 사태는 강 건너 불이었나.” 9.11사태 2주년을 맞아 던져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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