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연설불구
관중끌기 기발한 솜씨
레이건-슈워제네거 같은점과 다른점
킬러로봇 엄청난 인기
풋볼영웅 기퍼 이미지
여러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7일 캘리포니아주지사 소환선거에서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퇴출 되고 ‘터미네이터’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차기주지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아주 크다.
따라서 슈워제네거는 역시 배우출신 공화당원으로 20년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에 오른 후 미국의 백악관까지 접수한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과 비교되고 있다.
미국 헌법이 수정되지 않는 한 귀화 시민인 슈워제네거가 대통령까지는 오르지 못하지만 적어도 캘리포니아주지사나 기타 고위공직을 연이어 맡게 됨으로써 배우와 정치인 두분야에서 다 성공을 거둘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이 비교 분석한 슈워제네거와 레이건의 공통점과 다른점을 본다면 먼저 둘다 배우 출신이긴 하지만 레이건은 감동적인 대학 풋볼 영웅으로 대변되는 ‘기퍼’(Gipper)라는 이미지로 출발을 했고 출연작마다 선한 역할만을 맡아 일반에게 ‘좋은 사람’으로 각인된 채 정계에 입문한 것은 슈워제네거와 다른 점으로 꼽힌다.
슈워제네거는 인간이 아닌 킬러 로봇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는 ‘스트레스 배출’용으로 접근했다. 인간이 나뭇잎처럼 살해되는등 인간적 메시지는 거의 없고 폭력만 난무하는 그의 영화에 익숙한 유권자들은 ‘주지사로는 글쎄?’라는 불안감을 갖는다는 것.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둘은 라이벌 후보와 아주 다른 배경으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이건은 정계입문전에는 슈워제네거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갖지도 못했고 캠페인중에도 전국의 미디어가 난리를 치며 주목하는 슈워제네거 열풍을 만들지 못했다.
또 마이크와 무대, 연기력으로 다져진 이들은 ‘시청자나 청중 시선 모으기’에 모두 탁월한 실력을 보인다는 것도 같은 점으로 꼽힌다, 일대일 토론을 피하고도, 또 핵심이 없는 연설을 통해서라도 관중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기발한 말솜씨와 흥미로운 표현 때문에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는 것.
이는 레이건과 슈워제네거의 가장 큰 취약점인 ‘정치 문외한’이며 따라서 공적이슈의 이해나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는 유권자의 불안감을 커버해주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이들이 자세한 내용을 언급치 못하더라도 “작은 정부, 세금감세, 악한 때려부수기’라는 굵직한 구호만 외쳐도 대개는 무사통과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 둘 다 정계의 아웃사이더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레이건은 캠페인 당시 주민 폭동, 캠퍼스 폭력화, 반전시위 격화, 민권투쟁 심화, 정부사회복지프로그램 확대에 따른 사회불안 요소를 ‘정치꾼들의 잘못’으로 고스란히 돌리는데 성공했다. 슈워제네거도 현재의 엄청난 예산적자, 경기침체등의 문제를 그레이 데이비스같은 골수 정치인들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캠페인을 펴며 레이건의 길을 되밟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슈워제네거와 레이건은 정치에 대한 철학 및 소신과 지지 배경에서 큰 상이점이 있다고 꼽고 있다.
‘예선’을 거칠 필요가 없는 슈워제네거는 공화당 정책과 중도파 유권자들을 겁내지 않고 소신껏 할말을 다하고 있는데 비해 주지사 캠페인전에 굵직한 단체감투를 썼던 레이건은 극단적 우익으로 유권자에게 비춰질 것을 우려해서 말조심을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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