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지지자들 ‘제보자와의 전쟁’ 선언
이웃 강압으로 아버지가 아들 처형하기도
점령군 “우리에겐 보호 능력 없다” 외면
티그리스 강변 투율라에 거주하는 살렘 카불은 이삭을 제물로 바치러 떠나는 아브라함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AK-47 자동소총을 들고 장남 사바 커불(28)을 포도원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장소로 이끌었다. 살렘은 자기 아들이 미군 부역자가 아니라고 마을 주민들에게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을 주민들은 아들을 죽이든지 온가족이 부족의 심판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잘라 말했다.
처형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살렘은 소총을 사바에게 겨누고 총을 발사, 한발은 사바의 다리를 맞추고 다른 한발은 몸통을 뚫고 들어갔다. 그러나 땅에 쓰러져 신음하는 사바를 보고 살렘은 더 이상 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바의 동생 살라가 사바의 머리 등에 총을 3발 발사, 아버지를 대신해 형을 죽여야 했다.
살렘은 “선지자 아브라함도 아들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며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지난 6월 미군 4,000명은 이 마을에서 400명의 주민들을 검거해 공군기지에 억류했는데 이 과정에서 15세 소년을 비롯해 4명이 숨졌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사막군복 차림으로 자루를 머리에 뒤집어 쓴 밀고자가 억류된 주민들 가운데 15명을 미군에 지목했다. 주민들은 그러나 밀고자의 샌들과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흉터를 보고 사바 커불인지 곧바로 알아봤다고 한다. 사바는 미군을 따라 티크리트로 간 후 3주 후에 알림에서 친척과 머물고 있었으나 동생 살라와 삼촌 술래만이 그를 투율라로 데려왔다.
미군 당국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사살된 이후 이라크인들의 제보가 급증, 후세인 잔당세력의 고위 간부들을 검거하고 지대공 미사일 등 무기들을 다량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보자들이 살해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후세인 정권을 지지하는 지역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는 일화적인 증거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1일 보도했다.
페다인 민병대는 “미국인들과 싸우기 전에 먼저 밀고자들과 싸우겠다”며 제보자들의 응징을 맹세하고 있다. 미군은 그러나 제보자들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소 2개 도시에서 제보자 명단이 유통되고 있다. 이 명단에 오른 압델-라자크 샤크는 지난 18일 자택에 수류탄이 던져졌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AK-47 공격을 당해 팔에 총을 맞았다. 바트당원들에 대한 정보를 미군에 제공했던 샤크는 미국인들에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앞잡이 취급을 당한다고 호소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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