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과 밀착, 석유사업으로 떼돈 벌고
개전 후 전황 따라 ‘오락가락’ 줄타기
쿠르드족 내려오자 반군 지지자 행세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를 밀고해 3,000만달러를 챙긴 현지 제보자는 타고난 기회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술 주민들에 따르면, 제보자 나와프 알-자이단(46)은 후세인 정권과 유착, 유엔 원유-식량 교환프로그램의 사업권을 따내 떼돈을 번 인물. 그는 후세인 정권과의 특수관계를 내세워 행세를 했고, 자신의 저택에 후세인 가족과 자기 가족이 같이 포즈를 취한 초상화를 걸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다가오자 나와프는 태도를 바꿨다. 이웃들에 따르면, 개전 초 세불리를 느낀 그는 후세인과 두 아들을 “폭군” “도살자”라고 공공연히 욕하다가 미군의 기세가 주춤하자 다시 후세인이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쿠르드 반군이 모술에 입성하자 그는 후세인 가족 초상화를 제거하고 집에 쿠르드족 깃발을 게양한데 이어 쿠르드족 의상을 차려입고 다녔다.
나와프의 친구 무클리스 알-지부리는 약 한달 전 만일 후세인이나 가족이 찾아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무클리스는 “나는 통례를 따라 그들을 며칠간 숨겨준 후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고 거절할 것”이라고 했더니 나와프가 자기는 목숨을 바쳐서 그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대화가 있은 후 곧 나와프는 수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재정문제에 대해 불평하던 그는 갑자기 최신형 5-시리즈 BMW를 타고 다녔다.
22일 나와프는 매우 분주했다. 그는 전날 밤 미군에 우다이와 쿠사이가 자신의 집에 거하고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6시30분 그는 가족을 식당에 데려간 후 아들만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10시께 그의 저택에 도착 초인종을 누른 미군 특수부대 대원들은 나와프 부자를 밖으로 밀어낸 후 휴대 확성기로 쿠사이와 우다이에게 투항을 요구했고 곧 총격전이 시작됐다.
나와프의 저택이 헬기와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되는 동안 무클리스는 나와프가 미군 험비 차량에 아들과 함께 태연하게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미군이 왜 당신 집을 폭격하고 있냐”고 묻자 나와프는 “우다이와 쿠사이가 23일간 내 집에 있었다”며 “미군이 급습해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클리스와 이웃 주민들은 익명의 제보자가 나와프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평생 대세를 따라 행운을 쫓아다닌 인생이지만 나와프도 22일처럼 큰 횡재를 맞은 적은 없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31일 제보자에 대한 3,000만달러의 현상금 지급을 승인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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