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런던서 태어나 4세때 미 이민
한국전등 전선찾아 미군장병 위문
미의회 공로인정 민간인 최고훈장 수여
시민들 애도 35개주서 ‘밥 호프의날’지정
지난 27일 밤 타계한 코미디언 밥 호프의 명성은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만 해도 ‘백만불짜리 웃음’ ‘20세기 엔터테인먼트의 대부’ ‘세기의 재치가’ 등 수없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짐작이 된다.
지난 5월30일 100세 생일을 맞았던 그는 재치와 웃음으로 희망의 한 세기를 풍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 받는 연예인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엔터테이너로 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35개 주가 이 날을 기념해 ‘밥 호프의 날’로 선포하고, ‘할리웃 스타들의 거리’ 위원회로부터 ‘한 세기를 산 시민’(Citizen of the Century)으로 헌정하며 할리웃과 바인 교차로 지역을 밥 호프 광장으로 명명했다.
미 전역에서도 이 날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식과 행사가 열렸고 그가 태어난 영국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지휘 아래 각종 축하행사가 벌어졌다.
그는 1938년 ‘1938년의 대방송’(The Big Broadcast of 1938)에 첫 출연한 것을 비롯해 생전에 75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이중 5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그는 참전군인은 아니었지만 2차대전을 필두로 1950년 한국전 당시 여러 차례 미군 위문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베트남과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군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공연을 하며 전쟁에 지친 병사들을 위로했다. 1990년 걸프전 당시 87세의 나이로 사우디에서 마지막 미군 위문공연을 했던 그가 공연을 통해 위로한 병사의 수는 1,000만명을 넘는다.
지난 1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이글린 공군기지 내에 공군 참전용사 미망인을 위한 시설 건립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증하는 등 미군과 가족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미 연방정부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99세 생일에 즈음해 LA 국립묘지에 그의 이름을 딴 채플을 헌정하기도 했다.
1903년 5월29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레슬리 타운스 호프(본명)는 4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클리블랜드로 이민,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재담가이자 무용수, 가수로 연예계에 투신해 빙 크로스비와 함께 TV 드라마, 영화 활동을 했다.
그는 또 60여년간 프랭클린 D. 루스벨트에서부터 빌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가장 반가운 귀빈이었으며, 미 의회가 수여하는 민간인 최고훈장 골드메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으로부터 명예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가정적으로도 프랭크 시내트라, 빙 그로스비 등 당대 스타 대부분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94세 아내 돌로렌스와 거의 70년째 해로하면서 3남1녀를 모두 입양, NBC-TV 프로듀서로 키워내는 등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어왔다.
LA와 샌디에고, 팜스프링스 등에 부동산 투자로 엄청난 돈을 모으고도 할리웃에서는 ‘구두쇠’로 통하기도 했던 그이지만 재산의 상당부분을 고아원 ‘호프하우스’ 등 자선사업에 기부했고, 다채로운 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말년 들어 시력과 청력을 거의 잃고 거동이 불편했지만 100세 생일을 맞아서는 “너무 늙다보니 혈액형도 무효가 됐다”고 익살을 부릴 정도로 영원한 코미디언이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