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들 위조가능성 제기
‘민심 전환’ 효과 거의 없어
워싱턴의 명령에 따라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39)와 쿠사이(37)를 사체를 공개한 미군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우선 ‘용도폐기’된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라크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미군 당국은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현재 과도정부위원회와 협의중이다.
또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살이 반미감정에 가린 이라크인들의 민심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관측이 빗나가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고민은 사진공개에 이어 이라크 현지 기자들에게 우다이와 쿠사이의 ‘실물 사체’를 직접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짜”라는 시중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군 당국이 24일 이들의 사진을 공개하자 상당수의 이라크인들이 “생전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컴퓨터로 조작한 합성사진이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이라크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가 “사진이 위조된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을 정도.
이에 따라 25일 새로 공개된 사진은 우다이와 쿠사이가 생 전모습과 더 비슷하게 보이도록 미군 장의사들이 손상된 시신의 얼굴을 일부 복원하고 짙게 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우다이의 복부가 탄환 구멍 투성이었으며 가슴에는 검시를 위해 X자로 벤 자국이 남아 있었다.
또 의료진은 우다이의 시신에서 지난 96년 암살기도로 부상당한 다리에 이식됐던 8인치 길이의 금속심을 제거, 시신 옆에 진열하고 금속심의 일련번호와 모형번호가 미국이 갖고 있는 정보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의료진의 검시결과에 따르면 우다이와 쿠사이의 몸에는 각각 20여발의 총알이 박혀 있었다. 검시관들은 후세인의 장남 우다이가 머리에 타박상을 입든 것이 직접 사인인 것으로 보이며 차남 쿠사이의 오른쪽 귓속과 귀 뒷머리에서 두 군데 총상이 발견됐으나 이들 상처가 자해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이라크인들은 미군이 우다이와 쿠사이를 법의 심판을 받도록 생포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과 의구심을 나타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두 아들이 미군의 투항 요구에 총탄세례로 응답했다”며 “이들을 도저히 생포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부시 행정부가 군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일부 군관계자들은 장차 미군 전사자들의 시신이 공개되는 위험한 전례를 세울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군측은 시신 처리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데 현재 과도통치위원회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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