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희생, 연기되는 귀국에 사기 떨어져
“카드수배 대상자는 부시, 럼스펠드” 막말
■이라크 파병 미군 피해현황
■ 전투종료 선언후 33명 사망
■ 개전이후 전사자 총 148명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병사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병사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를 이곳에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군최고통수권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까지 ‘막말’을 날린다. 제3 미육군 보병사단 2연대 산하 제2전투부대에 소속된 한 하사관은 군당국이 배포한 사담 후세인 등 이라크 수배인사 카드패에 비유, “내 카드의 에이스 패는 폴 브레머 점령지 행정감독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조지 W. 부시와 폴 월포비츠 차관”이라고 ABC 방송 기자에게 서슴없이 내뱉었다.
“이라크는 야자수 없는 베트남”이라고 푸념하는 병사들의 얼굴에서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분노를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산발적 기습과 120도를 웃도는 사막의 불볕더위속에서 병사들의 사기와 군기는 이미 오래전에 녹아 버렸다.
부시 대통령의 “주요전투 종료” 선언이 나온 지난 5월1일 이래 16일 현재까지 33명의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손에 의해 숨졌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세계전사 사상 최소의 희생으로 전쟁을 끝냈다며 기고만장했지만 저항에 이어지면서 개전이래 미군사망자 수도 16일 현재92년도의 제1차 걸프전 당시와 똑같은 148명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최대 표적이었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어딘가에 몸을 숨긴채 국내 저항세력을 독려하는 육성테이프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기가 살아난 저항군들은 16일 미군 수송기를 향해 미사일 공격까지 감행했다.
이런 상황하에서 미군들의 가장 큰 소망은 하루라도 빨리 귀국선을 타는 것이다.
3보병사단소속 제2전투부대 부대원 4,000여명은 지난 9월부터 쿠웨이트에 배치돼 현재 10개월째 중동에 주둔하고 있다. 군당국은 늦어도 5월까지는 가족에게 돌아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귀국시기가 7월 초로 연기되더니 다시 7월말로 미루어졌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주 제2 전투부대를 입에 올리며 8월에 귀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주둔 사령부는 15일 제3 연대 철수를 9월까지 완료할 것이라면서도 확실하게 약속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제이슨 퍼니호트라 일등병은 “군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더 이상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다음주 귀환시켜 준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만일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같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우리가 왜 아직도 여기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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