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계 미 시민권자
고향서 하원의원 당선
놀웍거주, 모국돕기 앞장 결실
멕시코 사상 최초로 미시민권자가 주하원의원으로 당선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멕시코 전역에서 실시된 총선거를 통해 6일 멕시코 자카테카스주의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마누엘 데 라 크루즈(53·사진·남가주 놀웍 거주)는 특히 30년전 고향을 벗어나 리오 그란데 강을 헤엄쳐 건넌 후 차 트렁크에 숨어서 미국에 불법 입국한 전력을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한때 불법 체류자로 살았던 그가 30년만에 고향 땅에 화려한 귀국신고를 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그와 또 한명의 남가주 거주 멕시코인 호세 자케스 메디나(아케디아 거주, 전 노조 지도자)를 비롯한 총 6명의 국외거주자(이중국적자)들이 ‘국외로 이주해서 사는 이민 멕시코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기치를 걸고 출마했다.
데 라 크루즈는 개혁민주당(PRD)후보로 주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국외 거주 멕시코인들의 생각과 힘을 하나로 결집하여 조국에 이바지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하고 “특히 국내에서 해외멕시코인들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주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파워는 전혀 행사하지 못했다”고 그를 위한 입법활동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미국에 사는 최소한 1,000여만 멕시코인들이 멕시코의 2006년 대선에 부재자 투표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또 해외거주 멕시코인 전담 선거구를 따로 창설한다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해외 멕시코인이 조국을 여행하면서 자주 직면하는 까다로운 세관검사나 불심검문이나 또는 뇌물요청이나 강탈피해 사례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률제정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997년 미국시민으로 귀화한 그는 직후 다시 멕시코 국적을 회복, 이중국적자가 됐다. 그는 놀웍에서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한편으로 고향인 자카타테카스주의 공무원으로 지난 3년간 재직해왔다.
미국계 멕시코 공무원으로 그는 미국내 여러도시를 순회하며 자카타테카스주 출신 멕시코인들뿐 아니라 각지 출신의 멕시코인들이 각자의 고향을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홈타운 클럽을 창설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그가 이제까지 창설한 미국내 250여개 멕시코 홈타운 클럽은 여러 가지 기금모금행사나 프로젝트를 벌여 모아진 수익금은 클럽 회원 고향의 공공복지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보내져 멕시코 로컬이나 주, 또 국가의 발전이나 주민생활 향상에 큰 기여를 해왔다.
데 라 크루즈가 이번에 사상 최초의 미국인 멕시코 주하원이 된 것도 그가 심혈을 기울였던 홈타운 클럽 만들기가 중요한 몫을 했으며 특히 자카타테스주에 퍼부어진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지원이 다른 주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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