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펑크뮤직 페스티벌
동반 부모용 ‘데이 케어’
픽업 대기장소 마련
괴성 안들리게
방음 헤드폰도 지급
히피세대 격세지감
지난 9일 벤추라카운티 페어 그라운드에서 열린 펑크 뮤직 페스티벌 ‘Warped Tour 2003’ 행사장에는 아기들이나 노약자, 또는 장애자들이 아닌 건장한 중노년 성인을 위한 특별한 데이케어 센터가 마련됐다.
일명 ‘리버스 데이 케어(Reverse Day Care)텐트’로 세워진 이 시설물은 귀청을 찢는 펑크와 락음악이 끊이지 않고 14세에서 20대 초반까지의 1만여명 청소년들이 운집해서 몸부림치고 악악대는 열기 속에서 갈곳 없는 부모들의 임시 피난처로 세워진 것이다.
운전도 못하는 미성년 자녀들을 페스티벌에 데려다 주고 또 픽업해야 하며 또 아직 어린 자녀를 위험한(?) 난장판에 홀로 둘 수 없다며 주변에서 서성대는 일부 부모들을 위해 주최측이 대형 텐트 하나를 부모 데이 케어 장소로 제공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청소년 대상 순회 뮤직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이들은 좀더 많은 부모들의 이해와 협조, 공감도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이를 처음 만들어 호응을 받았다. 따라서 롱비치와 새프란시스코등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는 텐트보다 더 튼튼하고 대형임시 건물을 부모 데이케어 센터로 이용할 예정이다.
입구에 “부모만 입장할 수 있음’이라는 사인이 붙은 이 데이케어 센터안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들과 얼음물, 방음 헤드폰, 또 빅스크린 TV가 준비됐다. 이 센터를 이용하는 부모들은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방음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거나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또는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40대나 50대 초반의 베비부머들로 당시의 히피나 우드스탁 세대를 거쳐왔지만 자녀들이 열광하는 장르의 음악이나 콘서트에 출연한 ‘수어사이드 머신스’, ‘랜시드’, ‘보울링 퍼 수프’등이 내는 굉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장기에 부모들이 락음악에 이방인이었음을 상기하며 크게 벌어진 세대차이를 이곳에서 실감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피난처에는 70년대 뮤직스타였다가 은퇴한 맥 데이비스도 무료한 얼굴로 14세 아들의 열광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와페드 페스티벌은 70년대의 청년대상 음악제와는 너무나 다르다며 특히 청각을 해칠 듯한 요란한 음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스를 비롯한 이들 부모들은 “음악이 청소년 자녀들의 정서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믿는다”며 새로운 개념의 행사장안 부모 데이케어 센터가 부모가 자녀 세계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데 한몫 한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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