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재료·깍두기의 조화
25년 경력 주방장 손맛 일품
도심속 산장 분위기도 한몫
산세 좋은 숲속 통나무 의자에 앉아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함께 뜨끈한 돌솥에 담겨있는 비빔밥을 쓱쓱 비벼먹는 것 보다 더 좋은 피서가 있을까. 바로 LA 한인타운 한 복판에서 그런 기분을 맛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렌지 거리로 유명한 6가 채프만 플라자 내 ‘토방’에 앉아있노라면 시원한 패티오의 통나무 의자와 식탁, 그리고 소록소록 떨어지는 물소리로 시간과 공간을 잊고 여유를 찾게된다. 장승들이 반겨주는 입구도 그렇지만, 산장의 정원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 공간과, 인공적으로 창가에 물을 뿌려서 빗소리처럼 즐길 수 있게 한 주인의 배려가 세심하게 느껴진다.
토방의 주방장은 진양건씨(53·사진)로, 토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방을 지키고 있다. 이민 온 지 15년이 되었다는 진씨는 토방의 주방장을 맡기 전에도 10년의 식당 주방경력이 있다. 진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을 하면서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항상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그런 진씨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손님이 직접 주방으로 찾아와서 맛있게 잘 먹었노라고 인사를 할 때. 시간이 날 때면 테이블을 돌며 직접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있나를 확인하기 때문에 그는 특별히 손님들과의 유대관계가 좋다.
이름과 분위기에 걸맞게 토속적인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토방에서는 LA에서 처음으로 시도하여 제공하는 메뉴가 여러가지 있다. 그 중 낙지돌솥밥과 깍두기 철판볶음밥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메뉴이다.
낙지돌솥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무거운 돌솥에 참기름을 두른 후 은근한 불에서 오랫동안 달구는 것이 중요하다. 돌솥이 달구어질 동안 따로 낙지볶음을 만든다. 싱싱한 생낙지를 갖은 양념과 함께 볶는 것이다. 양념에는 고추장, 고추가루, 설탕, 식용유, 굴소스 등이 들어가는데, 화학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양송이버섯과 떡국떡도 함께 넣고 볶는다.
낙지 볶음을 만들 때는 또하나 중요한 것은 센 불에 빨리 볶아내는 것. 낙지가 익은 후엔 돌 솥에 뜨거운 밥을 넣어 두었다가 그 위에 비벼먹기 좋게 잘게 썬 상추를 깔고, 상추 위에 낙지 볶음을 얹는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참기름으로 한번 더 둘러주고 참깨, 땅콩, 김가루 등의 고명을 얹어서 손님에게 내가는 것이다. 상추가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매우 상쾌하고 낙지도 입안에서 싱싱하게 느껴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가격은 7.95달러.
깍두기 철판 볶음밥을 만들 때도 돌솥밥과 마찬가지로 은근한 불에 철판을 충분히 달군 후 밥을 얹어야 한다. 철판이 달구어지는 동안 후라이팬에다 잘게 썬 깍두기와 쇠고기를 약간의 버터와 함께 볶는다. 이 요리의 성공 여부는 깍두기를 얼마나 맛있게 담그는가에 달려있지만 그 비결은 하루 종일 얘기해도 모자라기 때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하였다.
깍두기와 함께 볶는 쇠고기는 최상급 초이스 고기를 사용한다. 깍두기와 쇠고기가 다 익었을 때 뜨거운 밥을 넣고 함께 볶는데, 끝무렵에 들기름으로 한번 두르는게 진씨의 비결. 들기름을 두른 후 깨소금을 넣고 한차례 더 볶은 후 잘 달구어진 철판 위에 담아서 계란 후라이, 잣, 통깨, 김가루 등의 고명을 얹어서 손님에게 내간다.
돌솥밥과 마찬가지로 센 불에서 빨리 볶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불이 세야 영양소와 재료의 맛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 볶음밥과는 달리 매우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 가격은 6.95 달러이다.
토방은 6가와 켄모어가 만나는 채프만 플라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화번호는 213-387-4905 이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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