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소녀 “죽기전 4편 읽어 봤으면…”
출판전 원고 전화로 낭독 소원 성취
‘해리 포터’ 시리즈를 통해 ‘지구촌 작가’의 반열에 오른 J. K. 롤링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준 한 소녀가 있다.
롤링과 일면식도 없이 대서양 건너편에서 암과의 모질고 긴 전쟁을 벌이던 미국인 소녀 캐티 호치가 그 주인공이다.
캐티와 롤링의 인연은 해리 포터를 통해 엮어졌다.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 3편을 내놓았을 당시 캐티는 6세에 불과했지만, 이미 마법 소년의 열렬한 팬이었다. 해리 포터 4편을 손꼽아 기다리던 캐티는 그해 신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후 2년간은 캐티와 그녀의 부모에겐 지옥과 같은 나날이었다. 그 어디에도 희망은 보이지 않았고, 투병생활을 고통스러웠다. 캐티가 고문과 같은 암치료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해리 포터 덕분이었다. 병원을 갈 때마다 해리 포터 복장을 차려 입고 이마에 포터의 번갯불 상처까지 그려 넣은 캐티는 마치 꼬마 마법사라도 되는 양 씩씩하게 호된 ‘고문’을 견뎌냈다.
그러나 그녀의 용기와는 상관없이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병원측에선 이젠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고, 그녀는 뉴욕의 집으로 돌아와 죽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지막 소원’은 죽기 전에 해리 포터 4편을 읽는 것이었다.
2001년 1월, 병상에 누워있던 캐티에게 런던에서 한통의 e-메일이 날아들었다. 발신자는 해리 포터의 작가인 롤링이었다. 영국의 한 신문에 실린 캐티의 기사를 우연히 본 롤링이 직접 연락을 취해온 것.
“나는 지금 해리 포터 4편을 열심히 쓰고 있단다”로 시작되는 e-메일을 통해 롤링은 자신이 작업중인 챕터의 내용을 알려주고 4편에 새로 등장할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귀띔해 주었다.
“이 모든 것은 최고 기밀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비밀에 부쳐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마법부에서 너에게 올빼미를 파견할 것”이라는 롤링의 e-메일을 받고 캐티는 곧바로 기나긴 답장을 보냈다. 자신의 생일 파티에 포터의 초상이 그려진 케익을 선물받았다는 것, 새로운 친구인 애완견에게 포터 그리핀돌 호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것 등등을 세세하게 적어 보냈다. 이들의 e-메일 교류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생애 아홉번째 생일을 맞은 뒤 한달 후 캐티는 암세포가 뇌로 번진 상태라 앞으로 수주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받았다.
롤링이 전화를 걸어온 것운 바로 그 무렵이었다. 롤링은 사신과 마지막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서양 건너편의 꼬마 친구에게 이제 막 탈고한 자신의 원고를 큰 소리로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롤링은 해리 포터 4편의 원고를 캐티에게 직접 읽어주었다. 전화 낭독회가 진행되는 동안 캐티는 몇번이나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전화에 매달렸다.
2000년 5월18일, 캐티는 해리 포터 4편을 읽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룬 채 꿈꾸듯 조용히 잠들었다.
그로부터 3일 뒤 롤링은 캐티의 부모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왔다. “내게 캐티와의 인연은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캐티는 제 가슴에 깊은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그해 11월, 캐티의 부모가 어린이 암환자를 돕기 위해 ‘캐티 호치 재단’을 설립하자 런던에서 한 장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안에는 캐티의 영국인 친구가 보낸 10만달러 짜리 도네이션 수표가 들어 있었다.
<자료출처 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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