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납치’혐의
멕시코 구금
미당국도 힘 안써
궐석재판을 통해 강간죄 등 86개 항목으로 징역 124년을 선고받은 맥스펙터 화장품회사 상속인 앤드류 러스터(39)를 도주 5개월만에 타국인 멕시코에서 붙잡은 것은 막강한 수사관들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뛴 일명 ‘바운티 헌터(현상금 사냥꾼)’였다.
자칭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현상범 사냥꾼이라고 공언해 온 두웨인 리 챕프맨(50)과 아들과 동생, 에이전트, 카메라맨으로 구성된 팀이 그들.
이들은 그가 멕시코 해안도시에 있다는 제보를 전해들은 뒤 멕시코에 입국, 관광휴양지인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서핑으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던 러스터를 18일 새벽 덮쳤다.
약간의 몸싸움 끝에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차에 태웠다. 강제 납치가 문제가 되어 현장에서 뒤쫓아온 멕시코 경찰에 의해 모두 체포되긴 했지만 이들은 그 와중에 미국의 FBI와 친지들에게 ‘낭보’를 알렸다.
결과 러스터는 20일 LA로 강제 압송되어 컨카운티의 와스코 교도소에 수감되어 124년형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현상금과 100만달러의 보석금 일부를 차지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친 거사(?)를 벌인 챕프맨 팀은 그러나 “도주범을 잡아줘서 고맙다”란 말은커녕 “외국에서 그런 어리석고 위험한 수법을 썼다니 어리석다. 그 대가를 스스로 치러라”는 미 수사당국의 의외 반응에 실망과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다.
FBI는 19일 “우리는 개인자격으로 한 행동에 대해 특별히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를 석방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체포된 러스터가 신속하게 미국의 송환된 뒤에도 멕시코 당국에 의해 불법 입국 및 강제납치 등의 혐의로 계속 감옥에 갇혀 있다.
또 잡기만 하면 15만달러의 보상금과 20만달러의 지출비용을 함께 받을 것으로 알았던 이들에게는 기대 외의 푼돈 정도가 지급될 것으로 보여 좌절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챕프맨의 변호사는 이들을 일단 멕시코 감옥에서 석방시켜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손을 쓰고 있다지만 강제 납치를 큰 범죄로 처벌하고 있는 멕시코 당국이 어떻게 나올까는 아직 미지수다.
챕프맨은 자신의 홈페이지(www.DogTheHunter.com)에 자신을 가장 위대한 현상범 사냥꾼이라고 설명하고 이제까지 6,000여명 이상의 현상범을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의 애칭 도그(Dog)는 신(God)을 거꾸로 쓴 것이라고 한다.
그가 전문 인간 사냥꾼으로 나선 것은 1979년 모터사이클 갱단원간의 마약밀매 및 총격사건에 연루되어 텍사스에서 5년형을 받은 후였다.
18개월을 복역한 후 가석방된 그에게는 법적 아이 양육비 빚이 쌓였고 수사관들은 그에게 바운티 헌터직을 권유했던 것.
그 후 20년이 넘는 기간에 그는 현상금이 붙어 있는 용의자나 보석금을 내고 달아난 탈주자 잡아들이는 일로 커리어를 장식했다.
성장한 아들이나 주변친족들도 끌어넣어 이번에도 동생 팀(38), 아들 리랜드(25)가 그와 함께 뛰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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