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 너무 많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지난 1월초 40세 전후의 남성이 전 애인을 총으로 살해한 후 자살한 것을 필두로 거의 매달 2~3건의 자살 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에이즈나 암등 불치병 환자들의 신병비관 자살, 필경 고독이 원인이었을 70대 노인의 투신자살, 생활고나 가정불화가 원인이 된 자살 등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이 지난 6개월간 줄잡아도 14명은 된다.
지난 해 같은 기간 발생한 8건에 비하면 거의 두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이다.
자살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고통이 극한에 달할 때 발생한다. 불치병, 실직, 이혼, 배신, 고독등 겉으로 드러난 상황은 제 각각이지만 중증의 우울증이 그 밑바닥에 있다는 점에서 모든 자살은 비슷하다. 근본적으로 정신적 영역의 문제이다.
이민의 삶에서 스트레스는 숙명적이다. 언어장애등 핸디캡을 안고 낯선 땅에서 맨손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이민생활은 종종 열등감과 좌절감을 동반하고, 잠시의 쉼도 허용하지 않는 강행군의 노동은 심신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요즘같이 불경기가 계속될 때면 스트레스는 위험수 준으로 높아지고, 그것이 종종 가정불화 로 이어지면서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스트레스 많은 이민사회는 아울러 정신적 안전망이 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한국이라면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하소연을 들어주고, 실질적 도움을 줄 친척, 친지등 정신적 안전망이 튼튼하지만 이민사회에서는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을 대상조차 마땅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트레스 많은 삶의 조건, 메마를 대로 메마른 마음의 토양, 허술한 정신적 안전망이 이민사회 자살의 3대 요인이 된다.
커뮤니티가 정신건강에 보다 진지하게 대처하는 풍토를 마련해야 하겠다.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등 육체적 건강에는 대단히 민감하면서도 정신 건강관리에는 아직 많은 한인들이 무심한 편이다. 커뮤니티 차원의 정신건강 계몽이 필요하다. 아울러 관심을 갖고 귀기울여 주는 상대가 단 한명만 있어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관심과 사랑이다. 가족, 이웃, 커뮤니티가 관심의 줄을 엮어서 자살이라는 비극을 막는데 힘을 합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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