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타개, 닥치는대로 티켓”
공원 비둘기에 모이 던져주다 50달러 딱지
세입혈안 블룸버그 시장 지지율 곤두박질
재정난에 허덕이는 뉴욕시가 세입을 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티켓발부 공세에 나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브롱크스 미용식에서 일하는 제시 타버라스는 직장 밖에서 우유 상자 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105달러짜리 티켓을 발부 받았다. 우유 상자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였다. 이스라엘서 온 관광객 요아브 카쉬디아의 경우, 지하철이 텅 비었는데도 두 사람 자리를 차지했다는 이유로 50달러짜리 벌금티켓이 받았다. 페드로 나자리오(86)는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모이를 던져주다가 시 공금에 50달러를 보탰다.
한편 그린위치 빌리지에서 장사를 하는 살 보이드는 가게 간판에 글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무려 400달러 벌금을 뒤집어썼다. 제이콥 왈저는 차량 번호판을 보호하는 플래스틱 틀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경찰로부터 지난주 55달러짜리 티켓을 받았고 임신부인 크리스탈 리베라(18)는 지하철 계단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가 경찰로부터 50달러짜리 딱지를 떼었다. 죄목은 계단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뉴욕시의 여론이 비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3,000명의 시공무원을 해고하고 공공 서비스를 크게 감축한데 이어 재산세와 판매세를 인상했기에 뉴욕 시민들의 불만은 이미 고조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시당국이 지난주부터 온갖 트집을 잡아 티켓을 발부한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이들의 분노는 삽시간에 폭발점에 도달했다.
타블로이드 일간지 뉴욕 데일리는 최근 “돈에 쪼들린 시정부가 아무도 모르는 시 조례에 근거해 평범한 뉴욕 시민들에게 트집을 잡고 주머니를 털고 있다”며 독자들에게 “조만간 단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티켓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당혹한 경관노조는 신문에 “경찰의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싣는 등 10만달러 규모의 공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패트린 린치 경찰노조 회장은 “경찰관들이 일일 쿼타를 채우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며 책임은 세입을 올리기 위해 ‘부정한’ 방법에 경찰관들을 동원한 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대한 신임이 침식되고 있다며 뉴욕시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의 지지율도 34%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 시장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뉴욕시가 40억달러 재정적자를 직면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그저 현존하는 시 조례의 단속을 강화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선정적인 보도로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며 “더 많은 교통 위반티켓을 발부하기 위해 내년 경관 300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벌금으로 7,000만달러의 세입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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