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2년만에 범행 들통
DNA검사 자청해 풀려나기도
미제사건들 관련 여부 재수사
‘살인의 추억’은 희미해질지 몰라도 ‘범행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지난 수년간 루이지애나의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체포돼 28일 루이지애나로 압송됐다. 피해자의 체내에 남겨둔 ‘범행 흔적’으로 사건 발생 2년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힌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는 올해 34세의 흑인 남성 데릭 토드 리.
그는 2001년 이후 루이지애나주의 남부인 배튼 루즈 일원에서 발생한 5건의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이자 98년 자카리에서 실종된 랜디 메브루어(28)와 92년 역시 같은 지역에서 피살된 코니 워너(41)를 살해한 혐의까지 받고 있으나 일단 피해자들 가운데 한 명인 캐리 요더(26)를 강간·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으로의 조사결과에 따라 대배심은 그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리에게 쏟아지는 의혹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리처드 페닝턴 애틀랜타 경찰국장은 지난 93~94년 메트로폴리탄 팍웨이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리가 인근 모텔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의 범행 관련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미제로 남아 있는 이들 사건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배튼 루즈 연쇄살인사건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LSU) 캠퍼스 인근에서만 3건이 집중적으로 발생, 여대생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었다. 당시 피해자는 지난 2001년 9월 LSU 캠퍼스 근처에서 몰리 졸려 사망한 지나 윌슨 그린(41), 지난해 5월 LSU 인근 자택에서 칼에 찔려 숨진 샬롯 머레이 페이스(22), 같은 해 7월 배튼 루지에서 30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납치 당한 후 목이 베어진 변사체로 발견된 팸 키나모어(44), 2002년 11월 숲속에 버려진 트리니샤 딘 콜롬(23), 지난 3월 배튼 루즈 외곽에서 강간당한 후 교살된 LSU 대학원생 요더 등 5명이다.
지난 7월 캠퍼스 인근에서 발견된 3명의 여성이 동일범에 의해 피살됐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자 이 지역 여성들은 호신술을 배우고 총을 휴대하는 등 극도의 불안감에 떨었다.
용의자를 찾기 위해 지난 10개월간 1,000명이 넘는 남자들을 DNA 검사를 실시한 경찰은 이달 초 접수한 제보를 토대로 리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경찰에 소환된 리는 자발적으로 DNA 검사를 받고 풀려난 후 자취를 감췄다. 수사 관계자는 그의 DNA가 피해자 시신에서 검출된 정자의 DNA와 일치한다며 그의 DNA가 특이해 다른 사람이 같은 DNA를 갖고 있을 확률은 40억분의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트럭운전사, 배관공, 보일러 제조자 등으로 일한 리는 지난 10년간 살인미수, 스토킹, 불법침입, 폭행, 재산파손, 도주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상냥하고 인상이 좋은데다 바비큐 솜씨가 일품인 그는 주변인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절도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던 배심원단의 배심장 매리 드루소는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는 분명 매력적인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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